美 9월 금리인상 가능성 감소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한국은행이 훼손된 소비자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 금리를 제로(0)로 내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미 대통령 경제자문회의 수석연구원과 웰스파고은행 수석 부행장 등을 지낸 손 교수는 2일(미국시간) 연합인포맥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하고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좋지 않았는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이자를 25bp씩 조금씩 내리는 것은 효과가 없을뿐더러 낭비"라며 "통화정책을 통해 기대(expectation)를 바꾸기 위해서는 '깜짝' 요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날 나온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생각보다 부진하고 유럽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리스 문제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로 9월이 유력하지만 최근 들어 그 가능성이 소폭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다음은 손 교수와의 일문일답.

--메르스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메르스 때문의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세계 경제가 좋지 않고 세월호 사고 이후 소비자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한국의 경제 성장세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메르스는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역사적으로 미국과 일본 등 사례를 보면 한번 소비자 심리가 훼손되면 회복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회복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방법은 없다. 정부 차원에서는 국민들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정부가 문제를 완전해 없앨 수 없겠지만 문제를 줄여간다는 국민들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대공황 이후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이 경제를 회복시켰다. 전임 허버트 후버 대통령은 국민들의 신임을 얻지 못해 경제를 성장시키지 못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어떤 정책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정부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국민 신뢰도를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예산을 편성하는 등 재정 정책은 잘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현재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급히 제로로 내려야 한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지출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한은이 통화정책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과감하게 금리를 내려야 한다. 지금까지 금리를 찔끔찔끔 내렸는데 이는 효과가 크지 않고 낭비다. 통화정책은 사람들의 기대(expectation)를 바꿔야 한다. 그러려면 사람들이 깜짝 놀라야 한다. 일례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세 차례에 걸쳐서 양적완화를 시행했는데 처음에는 효과가 좋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양적완화는 효과가 크지 않았다. 첫 번째 양적완화 때는 사람들이 깜짝 놀랐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때는 놀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리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우려는 없나

▲현재 가계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계 자산의 구성을 보면 현금과 은행 예금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들로 구성돼 있다. 부채도 20~30일 내로 갚아야 하는 단기성 채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가계부채의 원인은 대체로 전세 등 부동산 때문으로 상대적으로 만기가 길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 아울러 가계부채도 줄이고 경제성장도 하면 좋겠지만 '꿩 먹고 알 먹고' 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성장이다. 경제가 성장해야 가계부채도 해결하고 고용도 창출할 수 있는데 가계부채 때문에 경제성장이라는 큰일을 위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은

▲컨센서스는 9월이다. 다만, 오늘 고용지표가 나왔는데 생각보다 썩 좋지 않았다. 세부적으로는 임금이 늘지 않았다. 지난 1년을 보면 고용지표는 꾸준히 개선됐지만 GDP 성장률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용과 GDP 모두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GDP다. 또 재닛 옐런 Fed 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2%에 이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금리를 올린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임금이 증가하지 않고 달러 가치는 계속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막고 있다. 아울러 유럽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리스 때문에 난리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임에도 금리를 올려야 하느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물론 9월이 지나면 (그리스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80~90% 수준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9월이 가장 유력하지만 최근에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본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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