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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망 있던 지질학자 브라이언 브래디는 1980년대 초반, 무시무시한 예언을 내놓았다. 1981년 6월28일, 페루의 수도 리마에 진도6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반신반의하던 페루 사람들은 D-데이가 가까워지면서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다. 10년 전인 1970년의 대지진으로 7만 명이 목숨을 잃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했다. 급기야 리마 시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피하느라 소동을 벌였고, 지진 피난민들의 행렬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페루 전역은 대혼란에 빠졌다.

운명의 1981년 6월28일,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한달, 두달 심지어 1년이 지나도 대지진은커녕 소규모 지진조차 없었다. ‘예측’을 믿고 피난을 떠났던 페루 시민들은 당연히 그에게 온갖 비난을 퍼부어댔다.

이런 사례도 있다. 2009년, 이탈리아의 중부 라킬라에서는 며칠 동안 작은 규모의 진동이 이어졌다. 시 당국이 과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이들은 대지진의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예측하였다. 그러나 1주일 후, 진도 6.3 규모의 지진이 라킬라를 강타하여 큰 피해를 안겼다.

이후 라킬라 시 당국은 세계 최초로 지진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여 시민들에게 피난 갈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던 과학자들을 살인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였다.

예측이 맞았다면 좋았겠으나, 설령 틀렸더라도 나는 페루의 지진을 예측한 브라이언 브래디의 편을 들어주고 싶다. 피난을 떠난 페루 사람들은 비관적인 예측이 틀리자 터덜터덜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목숨을 잃은 것은 아니다. 반면 사태를 낙관하는 예측을 믿었던 이탈리아 라킬라 시민들은 안심하고 집안에 머물렀고, 결국 큰 변을 당했다. 지진으로 벽과 지붕이 무너지면서 거기에 깔려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마냥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오로지 그 이유만으로 비관론을 펼치는 것은 의당 아니다만…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지난주에는 주가가 꽤 올랐다. 파동론으로 살피면 쉽사리 알 수 있었다. 어차피 일목산인이 주장한 파동론에서 주가는 오르내림을 반복하기 마련. 주역(周易)에서도 “한번 음이 되고, 한번 양이 되는 것을 도라고 한다(一陰一陽謂之道)”라고 했지 않은가. 그 전주까지 주가가 내내 하락했으니 지난주에는 하다못해 반등이라도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다면 이번 주의 주가 움직임은 어떨까? 7월 둘쨋 주에는 내렸고, 지난주에 올랐으니, ‘순서’에 입각하면 이제 주가가 내려야 한다. 실제 차트에도 주가가 이번 주에 내릴 공산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당연한 말이지만, 오직 ‘순서’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리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그렇게 된다면야 예측이 얼마나 쉬울까.

지난주 금요일 차트에는 참으로 유의할만한 현상이 발견된다. 주가가 개장 직후부터 내내 하락하여 긴 장대음선을 만든 것이다. 상승세의 막바지에 나타나는 이러한 장대음선은 종종 상승세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작용한다. 그동안 상승에 따른 차익을 챙기려는 물량이 가격과 상관없이 쏟아지므로 캔들을 긴 음선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다 거래량도 많았다. ‘거래량 급증+장대음선’은 전형적인 반전신호이다.

또한 참으로 신기하게도 지난 금요일의 캔들은 구름 상단을 넘어서지 못하고 정확하게 그 수준에서부터 추락하는 모습을 연출하였다. 구름 상단이 막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일목균형표 교과서에 실릴만한 ‘모범사례’다. 그리고 다른 지표들도 수상하다. RSI는 주가와의 관계에서 괴리(divergence)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 역시 강한 하락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스토캐스틱도 마찬가지. 과열권이더니 어느새 매도신호로 바뀌었다.

파동론을 비롯하여 일목균형표 괘선, 그리고 대부분의 지표들이 ‘하락’을 주장한다면 더 길게 말할 필요 없다. 기준선과 전환선이 겹쳐있는 2,040선이 1차 하락목표이다.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원의 경우 ‘과거 움직임’을 참고할 일이 사라졌다. 달러-원의 고점이 3월2일 고점 1,136원은 물론이고 7월9일 만들어졌던 직전고점 1,140원마저 넘어서버렸기 때문. 통상 ‘과거’의 고점이 저항선으로 작용하기 마련인데, 그걸 돌파했으니 이제 마땅한 저항선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달러-원은 막강한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다. 속된 말로 ‘뚜껑이 열렸다’라고 표현해야 한다.

추세나 기술적지표 혹은 일목균형표 등은 당당한 상승세이니 길게 살펴볼 필요도 없다. 전고점이라고 해보았자 2013년 6월말의 1,163원 정도이다. 그전으로는 텅 비었다. 저항도 변변치 않으니 환율의 상승세는 순탄하리라 예상된다.

사실 지난주의 경우, 직전고점을 넘기지 못할 때 1,140원 언저리에서 ‘롱’을 잡기란 참으로 ‘겁나는’ 일이었다. 자칫 환율이 추락하기라도 한다면 꼼짝없이 손해를 보아야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1,140원선도 훌쩍 넘긴 마당에는 홀가분해졌다. ‘레벨’은 높아졌지만 방향이 뚜렷해졌다. 저항선도 없는데 뭘 두려워하랴.

달러-원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들도 죄다 ‘롱’ 일색이다. 일목균형표 구름에 번번이 부딪치며 상승하지 못하던 달러 인덱스는 드디어(!) 구름의 저항을 뿌리치고 상승세로 훨훨 날고 있다. 달러-엔도 마찬가지. 구름을 뚫고 일약 비상하려는 모습이다. 이런 판국에 달러-원만 하락세로 주저앉을 리는 없지 않겠는가!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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