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유럽 주요국의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하며 재정위기가 확대될 수 있다고 금융위원회가 진단했다. 가계부채가 금융부문 부실로 이어지고 정부의 재정건전성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는 2일 정례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일본,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 주요국 사례를 살펴본 결과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에서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 국가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일본은 1991년 이후 6년 만에, 아일랜드와 미국은 2007년 만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100%를 넘었다.

스페인과 영국은 부동산 가격 급락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크게 확대됐다.

금융위는 스페인과 영국, 네덜란드의 경우 비슷한 시기에 부동산 버블 붕괴를 경험한 미국과 아일랜드와 비교할 때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버블 붕괴에도 가격 급등폭에 비해 가격조정폭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스페인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는 또 영국과 스페인, 네덜란드는 가계부채 축소 과정이 미흡해 유럽은행 디레버리징에 따라 민간부문에 대한 급격한 대출 축소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고승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유럽 주요국의 부동산 가격 추가 하락과 디레버리징으로 재정불안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외국인 자금 유출입 동향 등 대외부문에 대한 모니터링과 외화유동성, 외환건전성 관리를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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