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군계일학. GS건설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 사업에서 5조원을 따내며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GS건설은 하반기에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김홍주 GS건설 도시정비1팀 상무는 1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반기가 남았지만, 가장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올해 정비사업 수주는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광역시와 지방 전지역에 고르게 분포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GS건설은 약 5조원(이달 10일 기준)의 도시정비 부문 수주고를 올렸다. 작년 이맘때 6천억원대보다 일곱 배가량 늘었다. 2위인 롯데건설(1조3천억원), 3위인 현대산업개발(9천700억원)을 압도하는 실적이다.

김홍주 GS건설 상무는 "정비사업은 장기간이 소요돼 수주가 바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프로젝트파이낸스(PF)처럼 자금소요도 많지 않아, 사전에 적정 수주물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상무는 막대한 물량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사업성 판단도 충분히 뒷받침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비사업은 통상 사업전후의 자산가치 변동률인 비례율로 판단하지만, GS건설은 비례율은 물론 주택시세 대비 조합원의 부담금과 현재 토지가격의 적정성 등도 살핀다"며 "사업성이 없으면 안들어간다"고 말했다.

GS건설이 이처럼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향후 주택용지가 구도심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자리잡고 있었다.

김 상무는 "현재 가용한 주택용지 재고가 부족한 데다 앞으로는 도심으로 인구가 쏠릴 것으로 예측돼 신규 주택공급은 정비사업 위주가 될 것"이라며 "올해 GS건설의 전략은 일정 규모가 있는 도시의 구도심 도시정비 사업에서 먹거리를 쌓아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홍주 GS건설 상무

<김홍주 GS건설 도시정비1팀 상무. 그는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도시정비사업 수주와 관련해 올해가 가장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김홍주 상무와의 일문일답.

--올해 GS건설의 도시정비 사업 수주 성과가 탁월하다.

▲아직 하반기가 남았지만, 가장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는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광역시와 지방 전지역에 고르게 분포됐다. 사업유형도 재개발, 재건축, 도시환경사업, LH가 대행하는 재개발 사업까지 다양하다. 서울 행당6, 부산 광안1, 대구 복현주공2, 대전 숭어리샘, 광주 우산, 강원도 춘천약사4구역 등 18개 구역에서 약 5조원을 따냈다.

--경쟁사와 달리 유독 정비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 정책은 도심지 외곽지역 중심의 대규모 택지공급을 통한 주택의 양적확대였다. 하지만 현재는 가용한 주택용지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다. 향후 신규 주택공급은 도심쪽으로 인구가 쏠리는 영향으로 정비사업 위주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정비사업은 장기간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수주가 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전에 적정 수주물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중장기적인 주택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103%)과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1~2인 가구 증가, 정비사업을 통한 멸실주택 등을 감안할 때 신규 주택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본다.

--당장 올해와 내년 시장 전망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 흐름이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13~2014년 공급이 많았던 대구와 부산 등 일부 지역은 입주물량 부담으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은 내년에 시행되므로 올해 신규 분양시장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내년에도 중도금 대출 제한이 없는 신규 분양 시장에 영향이 미미하겠지만, 기존 주택 매매시장에서의 구매력 약화로 거래량과 가격에는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자이' 브랜드 파워가 대단한데.

▲주택도 하나의 상품이다. 트랜드에 따른 디자인뿐 아니라 자이 브랜드의 특장점인 평면 특화설계와 그린 스마트 자이로 대변되는 에너지 절감형 설계, 국내 아파트에 처음으로 도입한 주민커뮤니티 '자이안 센터' 등을 통해 항상 최고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철저한 A/S다. 소비자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기 위한 핵심 방안이다. 이러한 점들이 모여 '자이'는 어느 지역에서나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도시정비 사업을 수주할때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조합원 등을 설득하나.

▲첫째, 자기 재산 가치를 가장 많이 증대시켜줄 회사라는 점을 강조한다. 최고 브랜드 자이는 다른 건설사보다 높은 일반 분양가로 조합원의 부담금을 절감시켜줄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다양한 정비사업의 수행경험을 어필한다. 잠실 저밀도 현장과 도곡렉슬, 반포자이 등의 경험을 알린다. 정비사업의 사업성은 통상 비례율로 판단하지만 GS건설은 비례율뿐만 아니라 주택시세 대비 조합원의 부담금 규모와 현재 토지가격의 적정성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사업성을 판단하기 때문에 사업성은 반드시 확보된다.

--경쟁사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기도 하지만,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한다.

▲사업의 규모가 큰 경우에는 리스크가 커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한다. 때로는 정말 치열하게 싸우기도 하지만, 상처뿐인 영광인 경우도 많다. 경쟁구도는 서로 조심스럽다. 그렇더라도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각사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게 어렵다. 단적인 예로 공사비와 마감수준 등 회사마다 표준 규격 등이 다르다.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기 때문에 의견충돌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도시정비사업 관련 현행 제도의 개선 방향은.

▲흔히 재개발 사업은 10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사업 추진 중 경미한 설계변경 등 사업내용이 바뀔 경우, 당초 선행된 인허가 내용도 단계적으로 조정돼야 해 사업기간이 길어진다. 경미한 내용은 변경 인허가가 동시에 진행되면 시간이 상당히 단축될 수 있다.

재개발 사업은 조합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 재개발은 공익사업이라고 하지만 도로와 같은 정비기반시설을 공공에서 부담하지 않고, 조합에서 부담하고 있다. 조합 사업성이 개선되면 이는 재개발 사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도시의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본연의 취지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자체 세수증대 등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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