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한중일 '국채투자 프레임워크'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부상한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중일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은 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한 3국 회의에서 '한중일 국채투자 프레임워크'를 마련하고, 앞으로 국채투자에 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채투자 프레임워크의 구체적인 가동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지 않았다. 한중일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도 앞으로 실무진 간 협의를 통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형식으로 내용을 발표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격한 자본 유출입이 문제가 된 만큼 상대방 경제에 부담되지 않도록 국채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체제를 만들자는 차원이다"며 "실무자들이 국채투자 프레임워크의 구체적 내용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국채 프레임워크는 정보공유를 활성화하겠다는 근본적인 취지 이외에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자본유출입에서 '정보 공유'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이슈로 급부상했던 해외펀드인 템플턴이나 중국의 국채매수도 결국은 언제 얼마나 많은 해외자본이 유입되고 회수되는지만 알 수 있다면 금융시장이나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지난 4월 말 현재 한국의 상장채권을 10조3천834억원이나 보유하고 있다. 미국과 룩셈부르크의 18조1천805억원과 14조308억원에 이어 3번째로 많다.

한국은 지난달 외환보유액으로 중국 국채에 투자하면서 향후 투자액을 200억위안(32억달러 규모)까지 늘리기로 했다. 일본은 중국 국채를 650억위안(103억달러 규모)까지 투자할 예정이다. 일본은 한국 국채에 대한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한중일 3국의 투자정보 공유의 정도에 대해서 재정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의 운용은 연간 계획이 있는데, 일년에 얼마 정도의 자금이 국채투자자금의 형태로 국내에 유입되고, 매수시점이나 매도시점이 언제가 되는지 등 각종 투자관련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한중일이 각각의 국가에 대한 국채투자를 늘린다는 뜻도 깔려있다. 이번 국채투자 프레임워크는 상호 국채투자를 늘려가면서도, 한중일이 질서있게 투자를 하겠다는 합의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도 "급격한 자본이동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 상당히 골치 아픈 문제 중의 하나"라며 "국채 프레임워크는 이러한 고민의 일환으로, 자본유출입을 관리하고 자본이동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국채투자 프레임워크는 한중일 3개국에 국한된 정보교환이나 글로벌 자금유출입 변동성을 줄이려는 노력의 하나로, 자본자유화의 취지를 건드리지 않고 자본유출입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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