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에서 주식투자를 좀 해봤다고 하는 투자자라면 개인이건 기관이건 `코스피 2천'이라는 말만 들어도 진력이 날 것이다.

한국 경제의 외형이 커지는 속도만큼 코스피도 2천을 훌쩍 넘어 3천,4천으로 갈 것이라는 낙관적인 주장도 `희망고문'이 돼 가는 것 같다.

올해 봄 즈음만 해도 지수가 3천은 갈 것 처럼 들떠 있더니 이번에도 다시 2천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지수 2천에 안착 못하고 고꾸라진 것만도 벌써 월봉기준 6차례나 된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의 원인과 배경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해 왔지만 뾰족한 답은 여전히 찾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공통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몇가지 주장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이 꼽는 첫번째 이유는 한국 산업의 수익구조가 편향돼 있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급성장할 것 같았던 중국의 경제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중국에 의존해 온 많은 국내 기업들이 곤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산업은 정보통신(IT)과 자동차,화학,조선,철강 등이다.

이는 2000년을 전후해 급성장한 중국 경제와 맞닿아 있다. 주력 사업이 아니더라도 관광과 화장품 등 산업도 중국 관광객 유커에 목숨을 걸고 전력을 다해왔다.

물론 그 바람에 관련 대표업체들은 돈을 좀 만지기는 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7%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이에 따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천중반대로 주저 앉았다.

결국, 이제와서는 한국 산업이 `중국 바라기'를 지나치게 해 온 탓에 역풍을 고스란히 맞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번째는 미국 산업구조의 변화가 꼽힌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에서 생산기지가 미국으로 `리쇼어링'되면서 미국으로 수출이 줄고, 미국 경기가 호황을 누리더라도 한국 등 수입대상국들에게 예전만큼 `낙수효과'가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맞는 말이다. 미국의 성장률과 제조업관련 지표, 주가 등을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미국 `연동적'이라던 한국의 상황은 옛말인 듯 싶다.

세번째는 재벌독식과 정책부재 측면이 지적된다. `재벌'총수를 사면해 경제살리기를 한다는 발상자체가 정부의 경제관련 대책이라는 게 저급한 수준임을 증명한다는 비판은 자처하고, 실질적인 경제혁신 대책이나 위기관리 대안이 마련되고 있는 지 반성해야 한다.

구경제 패러다임이 저물어가면서 새로운 산업구조와 경영이 나와야 하고,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입체적으로 파악해 과감한 규제나 개혁을 주도해야 할 경제당국이 사업 기득권이나 유지하려는 일부 `재벌'의 편의나 봐주는 경제행정을 펼치고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주가도 경직돼 있다고 말하면 과도한 비약일까.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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