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당국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 인하하는 전면적 부양책 카드를 꺼내 들면서 전주 폭락세를 보였던 중국증시가 이번 주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7.40% 하락한 4,191.87까지 떨어졌다. 선전종합지수와 중국판 나스닥인 촹예반도 각각 7.87%, 8.91% 폭락했다.

상하이 지수는 지난 6월12일 고점 대비 19% 추락했다. 시가총액만 1조2천500억 달러가 날아갔다. 이는 멕시코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준이다.

선전과 촹예반은 이미 20% 이상 떨어져 기술적 의미의 약세장에 진입했다.

선전종합지수는 6월12일 고점 대비 20% 하락했고, 촹예반은 6월3일 고점 대비 27% 추락했다.

주가 하락은 대규모 기업공개(IPO)에 따른 물량 부담과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우려, 당국의 신용거래 억제 움직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폭락 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중국 본토 증시가 최근 급락한 데 대해 "시장의 자체적인 조정"이라면서 "증시가 (최근) 너무 빨리 올랐다"고 밝혔다.

증감회의 장샤오준 대변인은 증시가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졌지만 증시를 지지할 요인이 여전히 많다며 정부는 계속해서 증시를 외국인 투자자에 더 개방할 계획이며, 유동성도 풍부하고, 경제는 계속 반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중국은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 인하하는 완화 카드를 내놨다. 공포에 질린 시장에 다시 당근을 내어준 것이다.

당국은 중국 증시가 과열을 보이면 규제를 강화하고, 증시가 크게 조정을 받으면 완화책을 꺼내 들어 시장을 안정시켜왔다.

특히 올해 1월에서 지난 5월 말까지 신규 개설된 증권계좌만 330만 개에 이르고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당국의 경계도 높아졌다.

상하이 소재 그린우즈 에셋 매니지먼트의 리오 가오 펀드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경제에 자금을 지원하려면 강세장이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투기꾼들은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27일 증시가 크게 하락하자 한 달여 만에 1년 만기 위안화 대출과 예금금리를 각각 25bp 인하했다. 또 실물경제를 지원하고자 농업 대출 비중이 도시 및 농촌지역 상업은행과 농촌 및 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국유 대형은행과 외국계 은행의 지준율도 50bp 인하하기로 했다.

또 기업 대상 자금조달과 중개 기능을 하는 재무공사의 지준율도 300bp 낮췄다.

인민은행은 이로써 작년 11월 이후 세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인민은행의 완화 카드는 줄곧 증시 부양에 일조해왔다.

이번 주 인민은행이 금리 인하 등 추가 완화책을 단행하면서 일단 폭락세는 진정될 전망이다.

또 증시가 조만간 약세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도 강세장이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여전히 우세하다.

도이체 에셋 앤 웰스 매니지먼트의 션 테일러 신흥시장 주식 담당 헤드는 시장이 그간 너무 빨리 올랐다면서도 당국이 여전히 랠리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증시가 랠리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금이 강세장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하이 소재 투자 펀드 바냔 파트너스의 신 우 최고경영자는 중국 증시에 대한 강세 전망을 유지한다며 26일 상하이 지수선물을 매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주가 기술주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지금은 주식을 살 때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중국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고, 신용거래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을 들어 지금은 저가 매수할 때가 아니라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을 지낸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는 중국 증시가 조금 더 조정을 받으면 첫 번째 투자처로 중국 증시를 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증시가 단기간에 너무 빨리 올랐다면서도 지금은 거품 일부가 제거되는 중이라며 포워드 주가수익비율(PER)로 보면 중국 증시가 지독하게 과대평가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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