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국내 전문가들은 29일 중국이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카드를 동시에 꺼내 든 것은 증시와 경기부양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며 3분기 이후 중국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이후 중국 정부가 금리와 지준율 인하를 했지만, 경기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자 이 같은 기습적인 통화정책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인민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28일을 기해 1년 만기 위안화 대출 기준금리는 4.85%로, 같은 만기의 예금 기준금리는 2.00%로 각각 25bp씩 낮춘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또 실물경제를 지원하고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3농'(三農:농민·농업·농촌) 대출 비중이 높은 도시 상업은행과 농촌지역 상업은행, 3농과 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국유 상업은행, 외국계은행 등의 지급준비율은 50bp 인하키로 했다.

비은행금융기관으로 기업 대상 자금 조달 및 중개 기능을 하는 재무공사(財務公司)의 지준율은 300bp 낮춰주기로 했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지준율 인하 카드를 동시에 꺼낸 것은 증시와 경기 부양이라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며 "작년 11월부터 통화완화 정책을 해왔지만, 효과가 나타나려면 5~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3분기 이후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5월은 부동산 가격 증가율이 반등했고, 5~6월 HSBC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수요 회복에 대해 기대를 할 수 있다"며 "정책 효과는 하반기 경기 회복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이번 완화 정책이 끝이 아닐 것"이라며 "3분기부터는 통화정책 완화로 부동산 인프라 투자 증가율이 반등할 것이고 경제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정숙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지준율 동시 인하는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조치였다"며 "앞으로 기업들의 대출 여력이 확대되며 경기 부양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종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책 당국의 성장친화적인 정책기조는 중장기적으로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주택가격이 베이징 등 1~2선 도시를 중심으로 상승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주택판매가 증가한 것은 정책기조 전환에 대한 기대를 어느 정도 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5월 실물경제지표의 둔화 제한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실물경제가 회복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정책기조 전환에도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수출 등 실물경제지표는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5월 실물경제지표가 다소 강하게 반등했다면 이번 기준금리 및 지준율 인하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여름이 가기 전에 지준율을 한 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8월 내에 지준율 인하가 추가로 단행될 것"이라며 "낮은 물가와 경기 부진, 기업들의 대출유인 축소를 감안할 때 현재의 지준율을 고집할 당위성이 작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시중은행을 포괄하는 지준율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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