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단기자금시장에 유동성을 투입하고, 양로보험기금의 증시 투자를 허용하고, 주식 매도자에 대한 증권거래세(印花稅, 인화세)를 내리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조처가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인화세 인하설이 제기되면서 5% 반등하며 장을 마쳤다. 지수는 4,277.22로 마감해 6월 고점대비 17% 하락한 상태다.

전날 지수는 고점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기술적 의미의 약세장에 진입한 바 있다.

그동안 중국 증시의 빠른 상승을 우려해왔던 당국도 급격한 주가 하락은 결국 경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 재정부가 인화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현재 주식 매도자에 대해서만 0.1%의 인화세를 물리고 있다.

당국이 인화세를 낮춰 증시 부양의 도구로 활용한 때는 2008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당국의 인화세 인하로 상하이증시는 9% 이상 폭등했다.

그러나 인화세 인하가 쉬운 문제만은 아니다.

우선 인화세는 정부 총 세수의 4%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세수 비중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5월 기준으로 지난 1년간 거둔 인화세는 312억위안 규모로 1년간 11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07년 8월의 327억위안에 육박한 수준이다.

특히 인화세 세수 증가는 경기 둔화로 부동산 거래, 제조업 생산, 소매 판매 등이 부진한 가운데 나타나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다른 부문의 세수는 줄어든 반면 인화세 부문의 세수는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당국은 올해 세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언급해 세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음을 토로했다.

중국 정부의 1~5월 세수는 전년동기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쳐, 올해 목표 증가율 7.3%를 달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리서치 기업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는 중국 1분기 성장률에 재정 부문 기여도는 1.4%포인트라며 이는 보통 때의 두 배 수준으로 증시 강세에 기인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게이브칼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증시의 세수 기여도를 감안할 때 "주가 상승 없이는 중국 경제가 성장률 목표 7%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화세 인하는 중국 내각인 국무원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주가가 몇 주 내 다시 반등에 성공한다면 국무원이 굳이 인화세 인하 카드까지 꺼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2007년 5월30일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이자 간밤 기습적으로 인화세를 0.1%에서 0.3%로 인상했다. 당시 주가는 6.50% 폭락했다. 하지만, 지수는 두 달 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해 그해 10월 6,000선을 돌파했다.

2007년 10월 6,100선을 넘었던 지수가 2008년 4월 3,000선까지 고꾸라지면서 당국은 4월24일 인화세를 0.1%로 되돌렸다. 같은 날 지수는 9% 이상 폭등했으나 지수는 10월까지 1,600선까지 미끄러졌다.

북경군범투자의 펑 준밍 헤드는 "인화세 인하는 투자 심리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방안이다"라며 그러나 정부가 시도하는 다른 방법처럼 이것 역시 "시장을 일시적으로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뿐"이라고 말했다.

펑 헤드는 "장기적으로 시장 성과가 어떨지는 경제의 재조정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