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자본의 해외 유출로 발생하는 중국 금융시스템의 유동성 부족현상을 막으려고 지준율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미국시간) 중국 당국이 유동성을 풍부하게 유지하고 금리를 낮추기 위해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맡겨둔 자금을 더 많이 쓸 수 있게 하는 지준율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주 중국의 단기 금리와 채권 금리는 당국의 전격적인 위안화 절하 이후 급등했다.

이에 대해 WSJ는 자금이 해외로 나가면서 중국 금융시스템의 유동성이 감소해 돈의 가치 척도인 금리를 밀어올린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매체는 또 경기 둔화 탓에 위안화가 자유 낙하하는 것을 막고자 인민은행이 많은 외환보유액을 소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유지를 위해 다른 통화를 매도할 경우 금융시스템에서 위안화를 사들이는 효과를 내 유동성을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인민은행은 이날 7일짜리 역(逆)환매조건부채권(Repo) 등의 거래로 시중에 1천200억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작년 1월 이후 단일 최대 유동성 공급 규모다.

유나이티드 오버시 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수안 텍 킨은 "최근 위안화의 약세는 확실히 자본의 해외 유출과 연관됐다"며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은 시장의 유동성 위축에 대한 대응"이라고 풀이했다.

은행간 단기 대출의 벤치마크인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은 위안화 절하 전 1.57%에서 1.72%로 금리가 올랐다.

위안화 절하 전부터 경기 둔화와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로 해외로 자본 유출은 진행되고 있었다고 WSJ는 평가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앙은행과 금융기관들은 7월 외환시장에서 2천491억위안의 가치에 해당하는 외환을 순매도했다. 외환 순매도는 지난 6월에도 있었으며 두 달 총 규모는 9천370억위안이다.

대부분 경제학자는 중국으로 유입되는 대부분의 외환이 중앙은행에 팔리기 때문에 이 숫자를 외국 자본의 유출입의 현황을 보여주는 증거로 보고 있다.

중국 초상은행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리우 동리앙은 "위안화 약세는 끝나지 않았다"며 "중앙은행은 개입과 위안화 매수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 유동성이 압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우는 올해 말에 위안화가 미달러에 대해 6.50위안까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 환율은 현재 6.4147위안이다.

자금시장에서 높은 조달금리는 중국 국채 금리의 상승을 야기한다. 특히 전형적으로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 민감한 단기물의 변동성이 커진다.

벤치마크인 1년 만기 중국 국채 금리는 2.30%로 위안화 절하 전의 2.19%에서 올랐다.

리우는 "인민은행의 조치는 유동성 위축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하려는 의도지만 그러한 긴급 행보는 지준율 인하와 같은 더 효과적인 수단을 대체할 수 없다"며 "이번 분기 말에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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