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의 위안화 특별인출권(SDR) 준비통화 편입 연기 결정으로 중국의 경제구조 개혁이 지체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IMF가 최소 2016년 9월까지 위안화를 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중국의 경제 개혁이 약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IMF의 이번 결정과 지난 6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중국 A 주식을 신흥시장지수에 편입시키지 않은 것은 모두 중국이 경제에 대한 통제를 늦추지 않고 있다는 외부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중국 역시 자국 경제가 국제 경제와 급격하게 통합되길 원하지 않으며 외부의 개방 압력에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은 국제 경제의 변동성이 중국의 사회불안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다오종 베이징대학 교수는 "최근의 증시폭락 사태로 시장 개혁에 섣불리 나서지 않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와 그리스 사태를 지켜보고, 시장경제를 몸소 체험하면서 시장 경제가 대단한 벤치마크 대상은 아니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중국이 국제 경제 질서에 순응하기보다는 이를 주도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하고, 무역 상대국들과는 다자 방식 대신 양자 방식의 통화협정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모두 국제 경제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WSJ는 인민은행(PBOC)이 지난주 새로운 환율시스템을 도입했듯 중국 내부에 경제개혁에 우호적인 세력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싱위칭 싱가포르국립대학 교수는 "위안화는 절상된 상태였기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 도입은 적절했다"면서도 "그러나 경상수지 통제는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통제와 시장원리 사이의 긴장은 현재 중국이 당면한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적색 자본주의(Red Capitalism)'의 공동 저자인 프레이저 호위는 "중국이 시장을 끌어안지 않는다면 시장의 불균형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이 진정한 회복없이 장기적인 침체에 빠진 일본처럼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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