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양대 지수 제공업체 중 하나인 FTSE는 중국 본토 A주를 자사의 글로벌 지수에 편입하지 않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TSE 러셀은 이날 발표한 '연례 국가 분류'에서 중국 A주를 '2차 신흥시장(Secondary Emerging)'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A주가 FTSE의 글로벌 주가지수에 편입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신 중국 A주는 '추가 검토 목록'에는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다. 중국 A주는 FTSE의 지수 편입을 위한 검토 목록에 2004년부터 이름을 올려왔다.

FTSE 러셀의 매튜 리스트라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자본 이동성, 세금 관리, 시장에 대한 보펀적 접근성 등을 둘러싼 전과 같은 많은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FTSE는 중국 A주가 FTSE의 9개 편입 기준 중 7개에는 부합하지만, 자본 이동성과 결제 및 청산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FTSE의 이번 결정은 널리 예상됐던 것이지만, 위안화의 국제화를 노리는 중국에는 또 한 번의 좌절로 평가된다.

지난 6월 또 다른 지수 제공업체 MSCI도 A주를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하지 않은 바 있다.

당시 MSCI는 중국 당국과 시장 접근성을 둘러싼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해당 문제가 해결되면 즉시 중국 A주를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시킬 것을 시사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과 외환시장을 글로벌 투자자에게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등 금융시장 개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중국 증시가 대폭락하면서 중국 증시에 상장된 종목 중 절반 이상이 거래 중지되고, 당국이 증시 안정을 위해 각종 조처를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반전했다.

중국 정부는 기업공개(IPO)를 일시 중단하고, 대주주의 주식 매각을 금지했으며, 공매도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이러한 일련의 정부 개입은 시장 자유화에 대한 당국의 노력에 의구심을 낳았다.

리스트라 애널리스트는 FTSE는 시장 변동성을 우려한 것이 아니라며, 정부 개입은 선진국에서도 금융 혼란기에는 흔한 일임에도 "국가 개입에 대해 고객들이 달갑지 않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이 이전보다 더 통합된 시장을 효과적으로 다룰 방법과 적절한 도구를 찾아내려고 애쓰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증시의 폭락으로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적격 외국인 적격투자자 자격(QFII)을 신청한 자금은 9억8천900만달러를 기록, 월간 기준으로 2013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FTSE는 런던 증권 거래소 그룹 자회사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지수 제공업체다.

지난 5월 FTSE는 중국 증시를 포함한 두 개의 신흥시장 지수를 출범시킨 바 있다. 중국 증시의 해당 지수 편입 비중은 5% 정도다.

앞서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인 뱅가드는 자사의 주요 신흥시장지수 상장지수펀드(ETF)에 중국 A주를 추가한 바 있다.

뱅가드의 로드니 코메지스 지수 분석 대표는 "뱅가드는 단기 투자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한 달간의 변동성은 그저 한 달간의 변동성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