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알리바바 주가가 기사 하나에 급락하면서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배런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 주가는 전날 뉴욕 시장에서 장중 한때 4.9% 하락한 61.48달러까지 하락했다.

미국 금융정보지 배런스가 알리바바 주가가 앞으로 50%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배런스는 지난 12일자 "알리바바: 50% 더 떨어질 수 있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의 경기 둔화,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 격화, 기업 문화 및 지배구조 등을 지적하며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것을 경고했다.

매체는 블룸버그 자료를 인용, 52개 증권사 중 45개 증권사가 알리바바에 대해 '매수' 의견을, 5개는 '중립'을, 단 2개만이 '매도' 의견을 낸 상태라며 이들의 평균 목표가는 95.50달러로 현 수준보다 50% 가까이 높은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매체는 알리바바가 직면한 도전을 감안할 때 월가의 낙관론이 지나치다며 알라바바 주가가 포워드 주가수익비율의 25배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이는 이베이의 15배에 가까워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또 이달 말 보호예수 물량이 쏟아질 경우 주가가 매도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25억주에서 16억주가 1차로 보호예수에서 해제된다. 주요주주의 14억5천만주 물량이 일단 매각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매도 압력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는 때와 같이해 회사는 4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그럼에도, 배런스는 이러한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번 주가 급락을 야기한 것은 매체가 회사의 지난 3년간의 경영 실적이 현실적으로 달성가능한 수치인지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플랫폼을 통한 거래액은 지난 3년간 연율로 55% 성장했으나, 매출은 매년 평균 56% 성장했다며 이 같은 성장은 이례적인 것으로 구글(20%)과 아마존(23%), 페이스북(49%)의 성장률을 크게 앞선다고 지적했다.

J캐피털 리서치의 안네 스티븐슨-양 창립자도 성장률이 현실과 크게 괴리돼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의 소매판매, 소비지출, 온라인 상거래 성장 속도 등을 감안할 때 이와 어울리는 수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일례로 알리바바는 자사 플랫폼 사용자가 3억6천700만명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중국 정부가 추정한 전체 온라인 쇼핑 인구와 맞먹는 수준이다. 또 알리바바는 평균적으로 고객들이 자사 사이트에서 다른 미국 온라인 사용자들이 전 쇼핑몰에서 쓰는 것보다 매년 26% 더 많이 소비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매체는 이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의 선진화된 전자상거래 시장을 감안할 때 알리바바가 이를 압도적으로 앞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알리바바의 기업공개(IPO) 1주년을 앞두고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기업의 성과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알리바바는 이에 대응해 자사 사이트에 긴 해명 자료를 냈다.

짐 윌킨슨 선임 부사장 겸 대변인은 "회사 상태에 대한 보도에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며, 보도 내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기사에서 다뤄진 비교군이 텐센트 홀딩스나 바이두와 같은 중국의 대형 인터넷 업체여야 했다고 주장했다. 매체가 구글이나 아마존 등 미국 기업과 비교한 것을 지적한 말이다.

윌킨슨은 기사에 인용된 리서치 자료 역시 제한된 수치에, 응답자의 근거지나 방법론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며 해당 기사가 투자자들을 기만할 목적으로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회사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알리바바 주가는 3.14% 떨어진 62.60달러로 장을 마쳤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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