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외환은행 강점 합쳐 시너지내는 데 역점"

-"EM마켓 불안 가중…기존 프라이싱에 거대한 조정 올 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KEB하나은행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거듭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딜링룸은 예전보다 더욱 분주하고 뜨거웠다. KEB하나은행의 채권·FX및 세일즈 분야를 총괄 지휘하게 된 강창훈 자금운용본부장을 만났다.

강창훈 본부장(사진)은 1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운용인력 훈련과 경쟁력 있는 마진확보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라며, 양행의 강점을 합쳐 강력한 시너지를 낼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창훈 KEB하나銀 자금운용본부장

강 본부장은 홍콩법인에서 투자 운용역 등을 거치는 등 7년 넘게 홍콩에서 근무하면서 중국 시장을 경험했다. 지금도 중국어를 공부한다는 강 본부장은 해외 네트워크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척에 남다른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87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그는 96년 KAF(홍콩투자법인) 조사역으로 파견 된 후 재무본부 전문역, 인재개발실 차장대우를 거쳐 지난 2005년 홍콩지점에서 차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이 후 해외 및 대기업을 담당하는 재무본부 팀장과 하나금융지주 기업금융지원팀 부장을 거쳐 통합은행의 자금운용본부 본부장에 임명됐다.

강 본부장은 현 시장의 가장 큰 테마는 중국 등 이머징 마켓에 대한 전략이라면서 신흥국시장의 문제가 바로 세계 경제의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경기 불안이 가중되면 기존에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프라이싱들이 크게 조정을 겪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새롭게 합류한 직원들을 포함해 개별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는 그는 시간 날때마다 영업점을 직접 돌며 시장 상황을 체크한다고 한다. 통합 딜링룸에 대한 강 본부장의 각별한 애정이 읽혔다.

다음은 강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이력이 화려하다.

▲ 1987년에 입행하고 올해로 29년째 근무하고 있다. 20년은 주로 채권 업무에 몸 담았다. 홍콩 법인에서 투자요원으로 있었고 커머셜 뱅크 지점에서 자금 담당을 하기도 했다. 특히 해외점포 재무팀장을 하던 3년이 의미가 있었다. 구 외환은행이 소위 강점이라고 하는 해외 네트워크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배웠고 어떻게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던 기간이었다.

- 통합되면서 어떤 것이 가장 많이 달라졌나.

▲ 양행의 시스템이 달랐다. 현재 시스템은 구 하나은행 식으로 FX, 증권·파생, 세일즈 세 분야로 나눠졌다. 각 분야별로 상대적 강점이 교차했는데 합쳐 보니 모양이 훨씬 좋더라. FX는 구 외환은행이 강점이었고 증권·운용쪽은 구 하나은행이 규모도 크고 퍼포먼스와 인력이 좋다. 현재 구 하나은행의 포트폴리오, 인력 등이 넘어와서 파악 중이다. 전산통합이 마무리되기 전인데 내년 6월까진 마무리될 것이다. 양행의 시너지를 끌어올리고자 직원 교육과 영업점 방문 등이 계획돼 있다.

- 중국 교통은행으로부터 1억 달러 한도의 크레딧 라인을 확보한 데 이어 위안화 투자 한도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지휘한다고 들었다.

▲ 규모가 크지 않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가장 크다고 본다. 외화자금 유동성도 풍부해서 달러로 스왑 해도 되는 상황에서 위안화 캐시 플로우 수요도 많지 않다. 이것이 의미있는 이유는 단기자금 시장에서 최초로 역외자로서 중국 현지 은행과 직접 거래했기 때문이다.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시작되고 있는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선점한 데 의의를 뒀다. 중국 교통은행 상해 본사와 직접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칭화대 출신 직원을 스카우트해서 중국어로 해결하니까 진행 상황이 훨씬 좋아졌다. 중국 비즈니스에선 어설프더라도 영어보다는 중국어를 사용하는 편이 경쟁력 있다고 본다.

-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시장 추가 확대 전략은 무엇인지.

▲ 무엇보다 역내외에서 고객과 위안화 캐시 플로우를 많이 확보해 얼마나 경쟁력있는 마진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인플로우는 FDI(외국인 직접 투자), 머니마켓펀딩 등 위안화 채권 펀딩이 있고 한국에서 나가는 아웃플로우는 CIBM, 리포, 스왑 등이 있다. 모두 초기 단계에 불과해 환경을 구축하는 상태다. 위안화 시장이 시작 단계다 보니 아직은 소위 말해 '돈 안되는' 시장이다. 언론에서도 위안화 직거래 시장 문제점은 업체들이 많이 붙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 기업들을 끌어들일 전략은?

▲ 사실 작년 말 금년 초까지만 해도 기업체들이 중국 시장의 가능성이 크다며 관심을 보였는데 지금은 주저할 만한 요인이 발생했다. 현재의 어려움이 일시적이라고 보지만 결국 금융기관이 정부와 합심해 좋은 상품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이다. 희망적인 건 실제로 위안화 결제를 활용하는 업체들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업체들이 더 많아질수록 위안화 직거래 시장에는 좋은 환경이 될 것이다.

특히 세일즈 분야에서 기존 패턴을 뛰어넘으려고 노력 중이다. 외자기업 중심으로 위안화 관련 플로어에서 떠오르는 게 중국 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다. 제주도에서 점차 본토 사대문 안으로 투자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투자자에게 달러 베이스에서 위안화 베이스로 권유하고 있다. 우리는 유동성 규모 확대 차원에서도 좋고 중국 투자자들은 환전하지 않아도 돼 좋다. 최근 텐센트 지분 투자도 성공했는데 개별적 위안화 거래를 성공시키면서 업체들에 확신을 주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

- 하나은행 중국 법인과 주요 협의 사항은?

▲ 통합 전부터 논의된 것이 딜링룸의 기능을 종전보다 업그레이드해서 해외 네트워크 딜링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 중 하나로 중국 법인에 FX 데스크를 설립 강화하는게 있다. 요원이 9월에 파견 형식으로 나갈 계획이다.

- 현재 금융시장은 어떻게 보고 있나.

▲ 전세계 시장을 면밀히 보고 있지만 현재 시장에서 제일 큰 테마가 이머징 마켓이다. 중국 경기가 불안한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 여부와 인상 이후 상황에 대해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머징마켓 문제는 어떻게 보면 세계 경제의 기본적 문제다. 피케티적 사고로 본다면 기술 발전이 극대화되면서 부의 불평등이 심화됐다. 이로써 전세계적으로 유효 수요가 창출되지 못한 것이 현재 위기의 근본적 이유다. 결론적으로 그전에 생각했던 모든 프라이싱들이 한번 크게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괴로운 사람도 있을 것이고, 새로운 기회도 있을 것이다.

- 자금운용본부는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가.

▲ 버냉키 발언 이후부터 모든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대비를 어떻게 해야할 지 혼선을 느끼고 있다. 우리 은행의 경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미국 금리 인상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당분간 롱숏 전략, AI(대체투자) 등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써야 할 것이다. 통합 딜링룸의 강점이 시너지를 내면서 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가 크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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