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켓셰어 1등 유지는 기본 명제로 삼고 있어"

- "해외 네트워크 고려한 딜러 양성 교육에 힘쓸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오세훈 KEB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운용부장은 통합 딜링룸의 수년 뒤 청사진을 미리 그리고 있었다.

오세훈 부장(사진)은 17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전산 통합, 직원 교육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통합된 딜링룸 내에서 새로이 합쳐진 직원들 간 화학작용도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KEB하나은행의 통합 과정에서 계속해서 강조된 '시너지'를 낼 계획에 대해 묻자 구체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양행의 강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고심한 흔적이 묻어났다. 구 하나은행의 실용성을 기반으로 구 외환은행의 리딩뱅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1991년 한국투자금융으로 입사해 하나은행 종합기획부, 여의도, 논현동 지점 등을 거쳤다. 원화 표시 자금과 채권 쪽에서 주로 근무한 오 부장은 미들 오피스를 맡으면서 FX·파생상품에 대한 리스크 관리 경험이 있다. 구 하나은행 자금부에서 원화 채권 팀장을 거친 후 통합 은행의 외환파생운용부 부장을 맡게 됐다.

오세훈 KEB하나銀 외환파생상품운용부장

오 부장은 미국 통화정책 변화 등 점차 변동성을 높여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환율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단기적 시각에서 합리적으로 딜링룸을 운용할 것이라는 그는 딜러들 간 선의의 경쟁과 화합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딜링룸 운용 방침에 대해"통합 은행의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결국 젊은 행원들이다. 그들이 자부심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오 부장과의 일문일답.

- 통합 딜링룸이 출범된 지 영업일수로 보름 남짓 지났다. 통합 부서장으로서 느끼는 감회는.

▲ 기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문화가 서로 다른 부분이 있어 이를 잘 버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구 하나은행은 굉장히 실용적 성격이 강하다. 거래량보단 수익성 위주다. 쉽게 말해 돈이 안 되면 잘 움직이지 않았다. 역사 자체가 투자 금융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구 외환은행은 태생 자체가 외환 업무를 위해 시작된 은행이다. 우리나라 외환시장과 정책을 선도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컸던 것 같다.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그 예다. 막대한 수수료 측면에서 보면 단기적 측면에선 수익성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구 외환은행은 리딩 뱅크 위치에서 위안화 직거래 시장 확대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통합 부서장으로서 구 하나은행의 실용성과 구 외환은행의 리딩뱅크로서의 입지는 같이 가져가려 한다.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계획이다. 시장 점유율에서 계속 1등을 유지 내지 강화하는 것은 기본 명제로 삼고 있다. 양행이 합쳐지면서 기존보다 거래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

- 구 외환은행에서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척에 의욕을 보여왔는데.

▲ 위안화 직거래 시장은 결국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백업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 협조할 생각이다. 앞으로는 실수요를 더 키울 필요가 있다. 이미 확장되고 있다. 중국과 우리 정부 측의 의지 강해서 위안화 시장은 필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초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여해야 과실을 선점할 수 있다고 본다.

KEB하나은행 중국 유한공사 법인 네트워크가 강하다. 중국 내 외국계은행 지점도 많아 조직적으로 현지화를 계속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마켓메이커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실현해 나가고 있다.

-전산 통합이 되기 전이다. 실행 계획은.

▲ 전산 통합이 양행 통합의 가장 마지막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시스템만 놓고 보면 구 하나은행이 잘 돼 있다. 파생상품은 시스템 싸움이다. 구 하나은행 식으로 전산을 통합할 준비를 서서히 하고 있다. 시스템을 구 외환은행 단말기에 미리 깔아서 시스템에 익숙하게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내년 6월 완료 예정이다. 오는 10월이면 시스템 이전 작업을 시작해 내년 3~4월까지는 실질적으로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전산통합 전 검증과정도 거쳐야 한다. 구 외환은행의 시스템 내 모든 거래를 새로 적용된 KEB하나은행 시스템으로 합쳐야 하는데 수백만건이 넘는다. 일일이 전수조사해서 스팟, 옵션 파생 등 건별로 오차범위 내에서 일치되는지 들여다 봐야 한다.

- 앞으로 딜링룸 운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

▲ 전산 통합 때까진 각자 업무적으로 엮이진 않고 있지만 그 전에 내부적으로 교차 발령을 내서 상대 시스템의 강점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리스크완화 시스템의 세부 사항에서도 양행의 다른 부분이 있을텐데 이를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딜러들 간에 선의의 경쟁도 필요하다. 사적으로는 여러 모임을 주도해 직원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결국 통합 은행의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젊은 행원들이다. 조직 자체가 그들의 것이고 그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 통합 후의 '시너지' 얘기가 많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중점적 사항은 어떤 것이 있는지.

▲ 해외의 연수 프로그램도 찾아보고 있는데 내부적으로는 구 외환은행에서 딜러 양성 프로그램이 잘 돼 있다. 'KEB 인터내셔널 딜러 스쿨'을 통해 딜러가 되고 싶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1년에 한번 정도로 스무명 남짓의 후보자를 선발하는 프로그램이다. 네달 정도 진행되는데 격주 토요일에 하루 6시간씩 교육한다. 선배 딜러들이 와서 파생·금리·옵션 등 과목별로 교육한 후 예비 딜러를 양성한다. 지금 7기까지 뽑았고 통합 전 구 하나은행에서 15명을 뽑아놓은 상태다. 통합 전부터 같이 교육하면서 서로의 분위기를 전달해 왔고, 인사철에 충원 요인이 생기면 이 인력 풀에서 2-3명씩 뽑았다.

중장기적으로는 위안화 직거래 등 중국 사업과 연계된 교육이다. 구 외환은행이 갖고 있는 해외 네트워크를 이용한 트레이딩 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와 중국 포함해서 대륙별로 파견하고 있다. 런던에도 1명 파견됐다. 현재 기업용 자금관리 전산망인 '원큐(1Q) 글로벌 CMS'도 TFT로 운영하고 있는데 지역 통화를 즉시 커버해야할 수요도 생기게 된다. 그러려면 딜러들을 해외로 공급할 의무가 있어 딜러 양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외환시장 환경은 어떻게 보는지.

▲ 저금리 기조가 더이상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이라 당분간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본다. 전세계적으로 양적완화를 했으나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시장 참가자들은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새로운 자본주의가 요청될 수도 있는 단계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오랫동안 이어졌던 양적완화 기조가 포기되는 순간이기 때문에 시장 혼란은 클 것이다. 글로벌화된 세계에선 환율이 가장 먼저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로 보면 FOMC에서 금리 올리고 나서 도비시하게 나온다면 시장은 안정되겠지만 그게 끝은 아니다.

가끔 시장에 불안심리가 급작스레 표출될 때가 있다. 중국발 불안이 그 예다. 중국이 완벽한 시장 경제가 아니라서 불확실성이 크다.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 어느 단계에서 정체가 오는데 중국 경제 발전 단계에도 정체가 온 것으로 본다. 정책적인 실책이 시장을 부정적 방향으로 이끈 부분이 있다. 현재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는 기본적으로 롱마인드로 갈 수밖에 없다. 최근 원화가 안전자산화되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론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불안감이 확산될수록 트레이딩 관점에서 원화 절하가 맞다고 본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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