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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이’라는 말이 있다. 오래전 사농공상(士農工商) 관념에 사로잡혀 있던 시대에 특정 기술을 가진 사람을 낮추어 부를 때 썼다. '쟁이'는 옹기장이 등 '장이'의 잘못된 표현이다. 하지만 왠지 '쟁이'라고 해야 뜻이 잘 전달되는 것 같고, 그래야 '까다롭고 고집불통이며 우직하다'는 느낌이 살아나는 것 같다. 쟁이라는 말에는 자신의 기술에 대해서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자신감, 자부심도 숨어있다. 그게 바로 '장인(匠人)' 아니겠는가!

나는 '차트쟁이'를 추구한다. 내가 '장인'의 경지에 올랐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차트를 분석하는 일, 즉 기술적분석이 앞날을 예측하고 금융시장에서 거래하기에 최선의 기법이라는 점에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FOMC가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그들이 금리를 과연 올릴 것인지 여부를 놓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숨을 죽이고 쳐다보았건만, 결말은 다소 허망하였다. 그러나 '차트쟁이'의 입장에서 본다면 사실 FOMC가 금리를 올리지 않은 것은 진즉에 정해져 있었다. 차트를 믿는 사람들은 차트에서 매수신호가 나타나면 시장에는 의당 호재가 발생하게 되어 있고, 차트에서 매도신호가 나타나면 시장에는 반드시 악재가 발생하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호재나 악재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주가의 움직임은 차트로 예측되며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호재나 악재가 나타난다는 입장이다.

그런 측면에서 FOMC의 결정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주 차트에는 이미 매수신호가 발생했다. 따라서 반드시 호재가 나타나야만 했다. FOMC가 금리를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코스피 주간전망)

황당한 이야기인가? 그러나 자신이 믿는 분석기법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면 죽도 밥도 안 된다. 차트를 살피면서도 확신하지 못하고 내심 '펀더멘탈'을 기웃거려서야 제대로 된 분석이 될까?

어쨌거나 코스피는 중대한 고비를 넘었다. 지난주 지적하였듯 파동으로 말하더라도 전고점이었던 1,941을 돌파하였으니 이제는 '하락파동'이 아니라 '상승파동'으로 간주할 수 있다. 상황이 매우 호전되었다.

그런데 일목균형표로 본다면 코스피 바로 머리위에 구름이 버티고 있다. 엄청나게 두껍다거나 위압감을 주는 상태는 아니지만, 저항선의 역할을 하는 구름인지라 지수의 다소간 ‘주춤거림’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락파동에도 고점과 저점이 있듯이 상승파동에도 의당 고점과 저점은 있기 마련. 어느 정도 올랐다면 뒤로 몇 걸음 '작전상 후퇴'를 하는 거야 이상하지 않다.

일목균형표에서 이미 전환선은 돌아섰고, 기준-전환선의 호전도 이루어졌다. 후행스팬이 26일전의 캔들과 씨름하고 있고, 구름의 저항에 맞닥뜨린 상황이기에 조정이야 나타나겠으나 그건 일시적일 터. 그러고는 지수가 금세 상승기운을 되찾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주가가 주춤거릴 때 평소 봐놓았던 주식을 냉큼 포트폴리오에 담으면 된다. 전환선이 걸쳐있는 1,920~1,940 언저리가 조정의 목표.

(달러-원 주간전망)

기술적지표는 정직하다. 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지표가 "매수"라고 말하면 시장은 상승하고, 지표가 "매도"라고 선언하면 시장은 하락한다. 정확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종종 헛손질을 하는 것은 해석을 엉터리로 하거나 지표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기 때문이다.

달러-원의 경우, 이미 모든 기술적지표들은 "매도"로 바뀌었다. 더구나 신호를 나타낸 지 오래되었다. 1,200원의 문턱을 살짝 넘어섰다가 다시 내려선 직후부터 기술적지표들은 일제히 "팔아라!"고 외쳤다. 심지어 MACD에는 하락추세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강력한 매도신호, 즉 '실패(failure)'가 나타났고, RSI에서는 환율의 움직임과 지표 사이에서 괴리(divergence)가 발생하면서 단기적인 하락이 아니라 아예 추세전환을 말하고 있다. 이런 판국에 환율이 내리지 않는다면 그게 비정상이다.

일목균형표로도 모든 괘선들이 '하락'으로 돌아섰다. 전환선이 하락했고, 기준-전환선이 역전되었으며, 후행스팬 역시 26일전 캔들과 역전된 상태이다. 다만, 환율과 구름과의 관계는 아직 그처럼 완벽한 하락세는 아니다. 달러-원은 이제 구름 상단에 딱 걸렸다. 구름이 그래도 지지의 역할을 하는지라 하다못해 약간의 반등이라도 나타나야 한다. 그래야 구름의 체면이 선다.

그러나 이것 역시 대세가 하락세로 기울고 있는 와중에 잠시 나타나는 '몸부림'에 불과할 게다. 기술적지표가 '매도'를 외치고, 일목균형표 모든 괘선이 하락을 부르짖는데 배기기는 어려울 터. 반등이 나타난다면 오히려 '셀 온 랠리' 기회로 여겨야 하겠다. 위쪽으로 본다면 기준선과 전환선이 1,180원선에 나란히 걸쳐있다. 그곳을 반등의 목표로 삼고 싶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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