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중국판 베이지북'은 실제보다 중국 경제는 사정이 낫다며 중국 경제의 붕괴가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뉴욕 소재 중국베이지북(CBB) 인터내셔널은 3분기 베이지북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현실과 크게 괴리됐다"며 중국의 성장률 붕괴가 임박했다는 신호는 없다고 밝혔다.

중국 베이지북은 뉴욕의 민간경제조사단체 CBB 인터내셔널이 2천100개 이상의 중국 기업들을 분기마다 조사해 발표하는 중국의 경제동향 보고서이다. 조사 방법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발간하는 베이지북의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CBB 인터내셔널의 리랜드 밀러 사장은 "주식시장 붕괴와 8월 깜짝 위안화 절하 조치 이후 중국에 대한 글로벌 심리가 크게 약세 쪽, 그것도 너무 약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랫동안 고객들에게 중국 경제에 대한 당국의 장밋빛 전망치에 경계를 주문해왔지만, 심리가 반대 방향으로 너무 멀리 움직였다"고 말했다.

CBB는 3분기 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2분기보다 약화했지만, 1분기보다는 개선됐고, 전년동기대비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밀러 사장은 "매출 증가 둔화가 공공부문에 집중됐으며, 증가율 둔화도 완만했다"며 "반면 민간 부문의 매출 증가율은 소폭 하락에 그쳤으며 증가율은 공공부문보다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서비스 부문은 매출, 가격, 거래량, 자본지출 분야에서 전분기 및 전년대비로 모두 개선됐다.

교통 부문의 매출은 전분기와 전년대비로 모두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고, 광업 부문은 전분기대비 반등해 수요가 견조하게 살아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소매와 부동산 부문은 전분기대비로는 둔화했으나, 전년대비로는 각각 안정되거나 개선됐다.

CBB는 생산자물가 둔화에 따른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도 과장됐다고 진단했다.

밀러는 "공식 인플레이션 지표가 잘못 해석되고 있다"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임금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료 가격에 의해 견인되고 있으며, 생산자물가지수(PPI)는 내수 과잉공급에 의해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수입 원자재 가격에 의해 견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8월 PPI는 전년동기대비 5.9% 하락해 4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반면, CPI는 전년동기대비 2% 상승했다.

밀러는 "노동력 감소는 임금에 장기적으로 상승 압력을 가하고, 원자재 가격도 계속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중국에 실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 사실을 주목해야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인민은행의 추가 부양책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지만, 금리 인하가 효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밀러는 진단했다.

밀러는 "지표상 3분기까지 은행 부문의 채권금리가 크게 하락했다"며 그림자금융 부문의 금리 역시 마찬가지로 떨어졌지만, 자본조달이 가능했던 기업들의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재정 부양책에 나설 가능성은 열어뒀으나 "2009년 은행 대출과 기업투자를 통해 시행된 부양책이 정부지출의 순증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과거 부양책의 실적에 의문을 표시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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