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저평가 인식에도 13주 연속 자금 유출

전문가들 "지금이 투자 적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홍콩증시가 최근 반등에도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유입된 대다수 자금이 증시 투자 등으로 이어지기보다 위안화 약세 폭풍을 피해 단순 예치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무라의 마이클 커츠 아시아 수석 전략가는 "본토 투자자들이 본토의 위안화 자산을 다변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홍콩이 가장 손쉬운 역외 투자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달러는 미국 달러에 고정돼 있어 최근 몇 달간 미 달러화 강세에 힘입어 나란히 반등해왔다. 중국 위안화 역시 당국이 8월 위안화를 깜짝 내리기 전까지는 강세를 보여왔으나, 이후 흐름은 약세 반전됐다.

중국 위안화의 약세 전망이 부각되면서 중국의 자금 유출은 가속화되는 반면, 위안화 자산을 홍콩달러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홍콩달러의 강세 압력은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해당 자금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투자회사 밸류 파트너스의 앨런 옌둥 왕 투자이사는 "많은 자금이 최근 홍콩으로 유입됐다"며 "다만 (유입된 자금이) 투자로 이어지는 대신 단지 홍콩에 예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PFR 글로벌에 따르면 홍콩 증시로는 13주 연속 자금이 순유출돼 2010년 자료를 추적한 이후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지난 3개월간 홍콩 주식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10억달러에 달했다.

항셍지수는 지난 2주간 6%가량 상승했지만, 지난 4월 고점 대비로는 23%가량 하락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항셍지수의 주가수익비율은 8.4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7.69배에서 소폭 높은 수준에 그친다. 항셍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 역시 1.03배로 2008년 10월의 1.25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밸류에이션 하락에도 홍콩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제한되는 것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중국 관련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 시 홍콩 역시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요원한 것으로 판단된다.

홍콩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대체로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고 있어 이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홍콩증시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낮아져 있다며 홍콩 증시를 매수할 적기라고 조언하고 있다.

아시아 증권사 CLSA의 크리스 우드 전략가는 낮은 밸류에이션에 자금 유입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좋은 매수 기회의 신호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로 아시아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투자자들은 홍콩증시로 강구퉁을 통해 투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9주 연속 강구퉁을 통해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같은 기간 24억달러가 유입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상하이와 홍콩에 동시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가 프리미엄은 2개월 전 41%에서 31%로 낮아졌다.

커츠는 "홍콩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본토증시보다 더 낮으며, 홍콩달러는 하락 위험에 놓인 위안화에 대안"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증시는 6월 고점대비 39%가량 하락해 주가수익비율은 13.3배에, 주가순자산비율은 1.6배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다.

프린스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앨런 시 왕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홍콩 시장의 랠리는 단기에 그칠 수 있다"며 방어주 중심으로 투자를 제한할 것을 조언했다.

밸류 파트너스 역시 홍콩 증시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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