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독일 자동차그룹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사건이 전세계 자동차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사상 최대의 스캔들로 기록될 이번 사태가 어쩌면 자동차 업계의 판도마저 흔들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다. 국내에서도 현대차의 반사이익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현대차가 폭스바겐의 점유율을 빼앗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성급히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폭스바겐 사태가 국내 자동차업계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현재로선 반사이익을 논하는 것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더 많다.

무엇보다 이번 새태가 초래할 자동차 환경규제 강화가 폭스바겐에 대해서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기술력을 가진 폭스바겐이 디젤 배출가스 기준 때문에 눈속임을 했다면 과연 중저가 자동차 기업들은 어떨지 의문이다"란 지적도 나온다.

폭스바겐이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쓴 치팅(Cheating)이 업계에서 암암리에 통용되는 편법일 수 있다는 자동차업계 전체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연비 개선과 저공해 기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완성차 업계는 이 수치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국산 자동차가 폭스바겐의 대체재일 수 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한 자동차 동호회 웹싸이트에서는 `폭스바겐이 아니라면 그 다음으로 현대기아차가 아니라 도요타나 혼다 등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환경이란 이슈도 미래사업적 관점에서 새롭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이른 바 ` 뻥연비'로 표현되는 과도한 연비 경쟁과 환경기준 문제는 동시에 잡아야 할 과제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된 규제는 피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극복해야 할 사업적 환경 요소다.

우주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우리는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온실효과를 증대시키고 있다. 작은 변화로도 기후가 불안정해져 코스모스에 하나뿐인 우리의 낙원이 지옥으로 바뀔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은 불가피한 사업적 장애물이 아니라 더 적극적인 친환경적 기술의 진보를 서둘러야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에 대한 진보적 기술들이 자동차 회사들의 미래와 직결돼 있음은 구태여 여기서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환경 문제의 극복은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데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가 주는 가장 큰 교훈일듯싶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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