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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FOMC회의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난리가 났다. 투자자들은 “앞날이 불확실해졌다”는 이유로 주식을 팔았고, 다우지수 등은 크게 하락하는 운명을 맞아야 했다. ‘차이나 쇼크’도 마찬가지. 연평균 7% 경제성장이라는 중국정부의 다짐과는 달리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향후 중국경제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너도나도 주식을 내던졌고,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내리 추락하는 봉변을 당했다.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처럼 강력한 악재는 없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시장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고 설명한다. 앞날이 잘 보이지 않느니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보유하지 않으려하고, 그게 주가하락으로 이어진다고 풀이한다. 그럴싸하다.

하지만 이건 터무니없는 해석이다. 솔직히 말해보자. 시장이 언제 단 한번이라도 ‘확실’한 적이 있었던가? 기업의 실적이 좋으면 진실로 그 회사의 주가는 상승할 것이 확실한가? 경제지표가 나쁘면 환율이 정말로 평가 절하될 것이 확실한가?

그렇지 않다. 호전된 실적을 발표한 바로 그날 주가가 내리기도 하고, 경상수지가 연속 42개월째 흑자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온 바로 그날 환율은 오르기도 한다. 시장에서 확실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 한 순간이라도 앞날이 확실하였던 적은 없었다. 앞날이 수정구슬처럼 밝다면, 미래의 주가는 현재의 주가에 무위험 수익률을 곱한 것과 같아야 한다. 확실한 미래의 주가(혹은 환율)에 베팅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다.

따라서 “앞날이 불확실해졌다”고 불평하지 말라. 오히려 시장은 항상 불확실하기에 투자가 가능한 것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익을 조금이라도 ‘확실하게’ 얻으려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차트를 열심히 들여다보는 일도 같은 맥락. 확실한 것은 없다. 다만 우리는 ‘확률’을 높이려 애쓸 따름이다.

(코스피 주간전망)

여기서 늘 말하지만, 일목균형표는 참으로 신기하다. 잘 맞는다. 물론 확실한 것은 아니다. 정확히 표현하여 “확률이 높다”. 일목균형표에서 추세가 상승세로 전환되었다는 신호가 나타나면 대체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의 시장이 바로 그 짝이다. 일목균형표에서 추세전환은 단계별로 진행되는데, 코스피는 상승세로 접어드는 초기단계를 벗어났다. 이제는 상승세가 뚜렷해지겠다.

잠시 이론을 따져보자. 추세전환의 경우, 제일 먼저 전환선이 상승전환하고, 그다음으로 기준선과 전환선이 서로 교차한다. 그런 연후에 주가가 구름을 뚫고 치솟으며, 마지막으로 후행스팬이 26일전의 캔들을 상향돌파하면 완성이다. 그러면 주가가 쑥쑥 올라가는 일만 남은 셈.

그런데 코스피가 바로 마지막 단계를 끝냈다. 지수는 구름을 넘어섰으며 추세를 확인하는 기능을 하는 후행스팬마저 26일전 캔들을 이겨냈다(전환선이 상승하였다거나 기준-전환선이 호전된 것은 한참 이전의 일이다). 이건 상승의 ‘초기’ 단계가 아니다. 추세상승을 ‘확인’하는 단계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스피의 차트를 보라. 절묘하게도 주가는 구름의 얇은 틈을 뚫고 올라섰다. 구름의 아래쪽은 어둡고 침침하며 그늘이 져서 내내 하락세일 수밖에 없으나, 일단 구름을 넘어서서 따뜻한 태양이 비치는 양지로 올라서면 사정은 180도 바뀐다. 주가는 상승하는 일밖에 없다.

좀 낙관적이고 과감한 목표이겠으나 나는 일단 2,100 정도는 충분히 도달하리라 기대한다.

(달러-원 주간전망)

통상 코스피와 달러-원 환율의 방향은 반대였다. 주가가 오르면 환율은 내렸고 환율이 상승하면 주가는 하락하였다. 코스피가 상승세라고 말했으니만큼 그렇다면 달러-원은 하락세일까?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아직 달러-원의 추세를 하락세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당히 높은 확률로 환율이 하락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아니지만 ‘조만간’ 그렇게 되리라는 말이다.

일목균형표에서 추세가 상승세로 전환되는 단계를 거꾸로 생각하면, 바로 추세가 하락세로 전환되는 일이 된다. 그런데 달러-원의 경우는 전환선이 하락했고 기준선과 전환선이 서로 역전되는 단계는 거쳤지만, 그다음 수준으로는 더 나아가지 않았다. 여전히 환율은 구름 위에 있다. 오히려 구름상단의 탄탄한 지지를 받는 형편.

따라서 당장에 달러-원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 구름은 1,150원과 1,190원 사이. 넓고 두텁다. 설령 구름 상단의 지지가 무산되더라도 구름의 두께만큼이나 환율이 상당기간 횡보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또는 구름상단의 지지가 강력해져서 일시적으로 환율이 상승시도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후행스팬이 26일전 캔들에 걸릴 것으로 예상되어 반등폭은 크지 않겠다. 1,200원이라는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이 버티고 있는 것도 부담.

역시 나는 아래쪽으로 걸고 싶다. 현 수준에서 살짝이나마 반등한다면야 ‘셀 온 랠리’의 호기이겠으며, 반등 없이 그냥 밀린다면 ‘추세순응’의 의미로 역시 매도하고 싶다. 위쪽이 막혀 보이는데 여기서 ‘롱’으로 갈 수는 없지 않겠나.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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