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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31년에서 404년까지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지중해의 패권을 놓고 겨루었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큰 의미가 있다. 아테네가 패퇴하면서 그리스가 유럽 역사의 주역에서 물러나 쇠망의 길을 갔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로마제국, 비잔틴제국, 오스만투르크의 식민지가 되어 신음하다가 겨우 19세기에서야 독립하였다. 근대국가로의 출발이 늦었고, 다른 유럽 국가들과의 격차를 따라잡기 위하여 무리한 경제, 복지 정책을 취하다보니 근래 경제위기가 발생하였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하이라이트는 시칠리아에서 아테네의 대규모 원정대와 스파르타군이 맞붙은 일이다.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형세가 기울자 아테네군 사령관 니키아스는 철군할 결심을 한다. 그런데 한밤중에 후퇴하려 할 즈음 달과 해가 겹치는 현상, 즉 월식이 일어났다. 지금이야 월식이 자연현상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당시는 그렇지 않았다.

미신에 약한 니키아스는 월식을 “한 달 동안 더 버티라”는 신의 계시로 받아들였다. 명백한 실수였다. 오랜 원정에 지친 아테네 병사들은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희망이 사라지면서 지리멸렬, 이어진 전투에서 대부분 전사하고 만다. 이것이 아테네의 패망을 앞당기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미국이 과연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경제지표들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시장은 환호작약하는 모습이다. 금리인상이 늦추어지리라는 기대감이 반영되어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것이 마냥 기뻐할 일일까? 지표가 부진하면 주가에는 악재가 아닌가? 인간은 ‘보아야 할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을 본다. 하지만 니키아스는 월식을 신의 계시로 오판하여 아테네의 패망을 앞당겼다. 그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행여 시장의 방향을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살펴보아야 하겠다.

(코스피 주간전망)

요즘 안개가 짙다. 정말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어 운전도 무척 조심스럽다. 그러나 해가 뜨면 안개는 정말 허망하게 걷힌다. 시야는 확 트인다. 코스피가 이와 같다. 그동안 지수는 일목균형표 구름에 막혀 답답했다. 안개 속을 달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안개구역, 즉 구름을 벗어나 위로 치솟은 상황이다. 장애물은 사라졌고 거칠 것이 없다. 추세는 또렷하다.

지금으로서는 상승이냐 하락이냐를 따질 계제가 아니다. 일목균형표를 잠시 접어두고 다른 보조지표를 살펴도 마찬가지. 역시 ‘트집’을 잡을만한 구석은 보이지 않는다. MACD는 생생하게 매수신호를 유지하고 있고, RSI는 아직 과열국면 근처에도 이르지 않았으며, 스토캐스틱은 되레 상승추세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상승하는 것은 분명하니, 논점은 ‘어디까지’로 모아진다. 일단 피보나치를 들먹여보자. 최근 하락파동의 길이는 389포인트(2,189-1,800). 그것의 61.8%, 75%의 반등목표치를 산출하면 각각 2,040과 2,092로 나타난다. 그게 현 시점에서 1차, 2차 상승목표치이다. 특히 2,092는 과거 주가 움직임에서 일목균형표 구름의 상단과 일치한다. 꽤 믿을만한 목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살 것인지 팔 것인지를 놓고 고민할 때는 아니겠다. 주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으니 좋고, 주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추세가 확인되는 것인즉 역시 추격매수라도 꺼릴 일은 아니다. 차익시현 등 매도전략은 2,100 언저리에 도달하면 그때 생각하자.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원의 경우도 같다. 추세는 또렷하고 안개는 사라졌다. 환율은 한동안 구름 안에 갇혀있었으나 지금은 아니다. 구름 아래로 뛰쳐나왔고, 결과적으로 하락추세인 것이 명백해졌다. 길게 말할 것도 없다. 결론부터 주장하면 현 시점에서 취할 유일한 전략은 ‘숏’ 뿐이겠다.

달러-원 차트에는 일목균형표에서 모든 괘선들이 ‘하락’을 신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외한다면 연이어 나타나는 갭, 즉 하락갭이 눈에 뜨인다. 사실 ‘갭’은 어렵다. 보통갭으로 해석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게 돌파갭이라면 새로운 추세의 출발점이 된다. 급진갭은 기존의 추세가 이어지리라는 신호이지만, 소멸갭은 기존의 추세가 곧 끝나리라는 경고이다. 문제는 갭에 아무런 ‘이름표’가 없다는 것. 해석여하에 따라 전략이 180도 변하므로 갭이 어렵다

그런데 이번처럼 갭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 연이어 나타난다면 그건 좀 쉽다. 돌파갭이나 소멸갭이 아니라, 급진갭이 될 공산이 높기 때문. 그리고 급진갭은 메워지는(fill)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갭 해석이 맞는지 여부를 용이하게 검증할 수 있다. 달러-원 차트에서의 하락갭은 따라서 하락세가 더욱더 가속화되리라는 의미.

갭은 종종 되돌림을 야기하여 혼란을 자아낸다. 하지만 현재의 추세는 너무나도 또렷하므로 오히려 현 시점에서 되돌림, 즉 환율의 반등은 환영할 일이다. 절호의 매도타이밍을 제공한다. 지난주의 하락폭이 과도하였으므로 언제라도 기술적반등은 가능한데, 1,140~1,150원에서 발생한 갭 언저리로의 반등이라면 정말 반갑겠다. 의당 ‘셀 온 랠리’전략일 수밖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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