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946년 4월 설립한 현대자동차공업사와 1947년 5월 설립한 현대토건사를 모체로 성장하였다. 이후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하여 1990년대까지 건설·조선·자동차·철도차량·제철·해운·무역·금융·중전기·엔진류 등의 각 분야를 망라하는 한국의 대표적 기업집단이었다. 한때 미국의 경제지 포춘(Fortune)이 선정하는 세계 500대 기업(미국 제외) 중 50위(매출액 기준) 내외에오르내리기도 하였으나, 창업주 정주영 사망 후 계열 분리를 겪으면서 규모가 축소되었다.'

인터넷 백과사전에 있는 현대그룹 약사다.

현대그룹은 창업주 시대의 통합 그룹 시기와 지금의 현대그룹으로 나뉜다. 지난 2000년 이른 바 `왕자의 난'을 거쳐 2003년 `숙부의 난', 2006년 `시동생의 난'까지 수 차례 경영권 분쟁을 거쳐 현재 현정은 회장 체제로 정착하긴 했지만 그룹의 번듯한 계열사는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현대엘리베이터 밖에 남지 않았다. 현대전자를 SK에, 현대건설은 현대차에 넘기는 아픔도 겪었다.

이처럼 작아진 현대그룹에 또 하나의 위기가 찾아왔다.

현대그룹은 주력인 현대상선이 최근 수년간에 걸쳐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는 바람에 그룹 자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렸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2013년 12월 3조3천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한 이후 신속한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 확보에 속도를 내 왔지만 핵심인 현대증권 매각이 불발되면서 그룹의 향방에 비상등이 켜졌다.

현대상선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이 채권만기 연장 등의 조치로 파국의 가능성은 적어졌지만, 큰 흐름에서 현대그룹의 정상화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현정은 회장의 부친인 현영원씨가 일군 신한해운과 합병한 회사다. 현 회장 집안의 애착이 클 수밖에 없다. 현대상선을 지켜내기 위한 현대그룹 차원의 노력이 절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행히 지난 2년여간 자구책 덕분에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800%대로 줄었다.

하지만 현대증권 그룹 지분(현대상선과 현정은 회장 지분 등) 22.5%(6천여억원)를 현금화해 `현대상선 살리기'를 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게 됐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에 이어 현대상선마저 인수하는 게 아니냐는 성급한 관측도 나온다. 자금력이 풍부한 현대차그룹의 해운업체인 현대글로비스에 넘겨야 하는 것아니냐는 얘기마저 있다.

하지만 범 현대가 차원에서 보면 적통으로 인식되는 현대그룹의 파국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다. 창업주의 이념이나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자동차와 유통, 중공업과 해운으로 나눠있는 범 현대가의 균형있는 발전이 바람직해서다.(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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