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저기 저 허리 돌리며 웨이브 추는 사람 누구야? OOO 아니야?"

회사 야구동호회가 결승전에 올랐다는 소식에 응원 온 임원들도 신이 났다.

신분을 밝힐 수는 없으나 A사 임원은 치어리더의 웨이브에 '화답'하며 현란한 허리 돌리기를 선보였다. 운동장을 울리는 '언제나 나를~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너의 아파트.'

지난 26일 동작구 대방동 성남고등학교에서 열린 제3회 금융투자협회장배 야구대회 결승전은 사교의 장으로 거듭났다.

KDB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이 1부 리그, 유진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은 2부 리그 결승에서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대우증권은 7대 6으로, 한화자산운용은 13대 12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줬다.

점수도 박빙이었지만 임원 응원전도 볼거리였다.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까지 출동했다.

대표 오는 자리에 임원들이 빠질 수 있으랴. 결승전에 참석고자 운동(골프) 약속도 오전 5시로 당겨서 다녀왔다는 임원들도 눈에 띄었다.

강 대표는 직접 '임원 징집령'을 내렸다. 한화자산운용 응원석 본부 임원 회의를 방불케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화자산운용 임원만 6명이었다. 기혁도 AI사업본부장, 김태원 CSㆍR&D 본부장, 박용명 에쿼티사업본부장, 이응준 솔루션본부장, 임찬익 FI사업본부장, 황승준 전략기획본부장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강 대표는 김성근 한화이글즈 감독 유니폼을 입고 왔다. 그는 올해에만 5번 한화이글즈 게임을 참관한 열성 야구팬이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도 '좌청룡 우백호'로 임원 두 명을 양옆에 대동했다.

홍성국 사장은 곽진석 경영지원본부장과 동행했다. 홍 사장은 다른 일정으로 잠시 자리를 떴으나 오후 4시경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남고로 복귀했다.

금투협이 초대한 치어리더 네명은 응원석마다 한 명씩 붙어서 열기를 더 뜨겁게했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주말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바람에 임원들이 한 명도 오지 못해 치어리더와 선수 몇 명만이 외롭게 응원가를 불렀다.

임원 참석에 선수들도 사기가 한껏 고조됐다.

지난해 3위를 차지한 대신증권은 올해 2위로 올랐다. 나 대표가 응원전에 착석한 이후엔 '플라이볼 캐치'를 하는 선수가 나타나는 등 몸을 불사르는 경기가 진행됐다.

금투협 임원진도 전원 출석했다. 주최기 때문에 매 개ㆍ폐회식에 참석하지만 이번에는 이사 및 실장급 실무진들도 눈에 띄었다.

막상 야구 성적은 초라하다. 금투협은 2부 리그에서 전패했다.

금투협 한 임원은 "동호회를 만든 지 3년밖에 되지도 않았지만, 금투협이 바닥을 깔아줘서 많은 회원사들이 우릴 밟고 올라간 것"이라며 "2부리그에서 전패함으로써 회원 서비스를 제대로 했다"고 농을 던졌다.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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