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주 국제금융가의 핫이슈는 JP모건에 20억달러의 손실을 안겨준 '런던 고래'였다. 그러나 런던 고래에 묻혀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한 이슈가 있다. 중국의 경제 지표 악화와 그리스와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의 불안이다.

중국 경제의 엔진이 빠르게 식고 있다. 중국은 산업생산과, 은행대출, 고정자산 투자, 무역수지 등 모든 경제지표가 하강세를 보였다. 산업생산(4월)은 9.3% 증가하는데 그쳐 3월(11.9%)보다 크게 둔화했다. 중국의 산업생산이 한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건 2008년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무역수지는 경기둔화를 암시하고 있다. 중국의 4월 수출은 4.9% 늘어났으나 3월의 8.9%보다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0.3% 증가해 3월의 5.3%보다 줄었다. 무역흑자는 194억달러로 3월(53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났으나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둔화해 생긴 결과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다.

중국은 지난 주말 지급준비율을 50bp 인하했다. 작년 12월 이후 세 번째 인하다.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낮춘 건 꺼져가는 경제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다. 앞으로도 각종 경기부양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경기둔화는 세계 경기둔화와 맞물려 있다. 유럽은 재정위기를 겪은 이후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유럽이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중국의 수출시장 문이 닫혔다. 미국 경제는 회생의 기운을 받고 있으나 확신할 단계는 아니다. 미국 경제의 바로미터인 고용시장이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지표 발표 이후 유럽에서 나올 경제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그리스, 이탈리아에서 나올 1분기 경제성장률(GDP) 지표를 주목해야 한다. 유럽 국가의 성장률 침체가 계속되면 세계 경기둔화 이슈가 수면위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경제이슈뿐 아니라 정치 이슈도 주목해야 한다.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가 15일 열릴 예정이다.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 이후 불안에 빠진 EU 국가들이 어떤 얘기를 주고받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스페인의 재정 적자 목표 달성 문제와 그리스의 긴축정책 이행문제가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인은 독일 메르켈 총리와 17일 회동할 예정이다. 신재정협약 재협상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얘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연정 구성에 사실상 실패한 그리스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지켜봐야 한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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