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 국영 투자은행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홍콩증시 상장을 앞두고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TPG캐피탈 등 과거 이 회사에 투자했던 사모펀드사들이 출구 전략을 계획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CICC는 지난달 홍콩 당국으로부터 기업공개(IPO) 승인을 받아 8억1천100만 달러 (9천294억원)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앞서 투자했던 양사의 지분가치는 5년 전 인수 가격 대비 25% 떨어질 전망이다.

현재 CICC가 주당 9.12∼10.28홍콩달러의 공모가격을 책정한 가운데 양사 지분가치는 3억9천800만∼4억4천800만달러 수준에 그친다. 양사 컨소시엄이 모건스탠리로부터 지분을 인수할 당시 가격이 5억9천200만달러(6천784억원)였던 데 비하면 큰 손해를 본 셈이다.

WSJ는 CICC가 10여년전 중국 국영기업 구조조정과 해외 상장의 주요 창구로 역할을 할 때만 해도 상황이 이렇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CICC는 당시 합작 투자사였던 모건스탠리와 함께 대형 국영 통신사와 에너지기업에 이르기까지 해외 상장 자문에 나서는 등 해당 영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아들인 주윈라이(朱雲來)가 1990년대말 총재 겸 CEO(최고경영자)에 오른 뒤 다른 경쟁 업체들이 해외 IPO시장에 치고 들어오는 동시에 국내 IPO에서도 두각을 보인 반면 CICC는 여전히 대형 국영기업의 해외 거래 건에만 집중하며 성장이 정체됐다고 WSJ는 평가했다.

애초 양사는 모건스탠리로부터 지분을 사들일 때 TPG의 설립 파트너였던 데이비드 본더만과 KKR의 공동설립자 헨리 크래비스를 CICC 이사진에 포함하며 회사의 개혁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딜로직에 따르면 그 사이 CICC는 2010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신규 상장 자문 주간사 리그테이블 순위 2위에서 올해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통상 홍콩 IPO는 초기 투자자들에겐 환영할 기회로 받아들여지지만, 이번 CICC IPO는 이들에게 앓던 이를 뺄 기회가 될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아울러 이제 궁극적 성과는 IPO 이후 6개월의 보호예수기간을 거쳐 양사가 언제 지분을 처리할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CICC는 다음 달 9일 홍콩증시에 정식 상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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