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나는 요즘 연합뉴스TV의 증권, 금융 생방송 프로그램인 <마켓워치>를 진행하고 또 해설하고도 있다. 덕택에 종종 지인들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다. TV화면에 하루에 꼬박꼬박 두 차례씩 얼굴을 내미는지라 주로 내가 화면에 어떻게 비치는지, 즉 ‘화면발(?)’에 관한 이야기이지만(젊어 보인다고들 하는데... 고백하거니와 순전히 화장발(!)이다), 그 외에도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구성 등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있다.

프로그램의 애청자를 자부하는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방송을 듣고 있으면 주식을 사라는 건지 팔라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다.” 방송에서의 내 말이 애매모호하였기 때문일 터. 그런데 나는 오히려 속으로 ‘아, 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현실에서,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에서 비관론을 펼치기가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여러분도 잘 알 것이다. 주가가 내린다고 주장하였다가 정말로 주가가 하락하기라도 한다면 “너 때문에, 방송에서 떠들었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였다는 온갖 비난을 덮어써야 한다. 반대로 예측과 달리 주가가 내리지 않으면 “잘 알지도 못하는... 운운”의 욕이 날아든다. 인터넷 시대에 SNS며 온갖 인터넷 게시판, 댓글 등을 통해 들이닥칠‘후유증’이 두려운 것이다. 그러기에 방송에서는 그저 두루뭉수리 넘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는 다르다. 다들 나름대로 양식 있는 독자들인지라 내 주장을 그저 ‘참고사항’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믿는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앞에서 설레발을 떤 이유는 이제 여러분도 안다. 그렇다. 비관론을 주장하려고 한다. 뭐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나는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와 근거 - 즉 확산지수(diffusion index), 거래량, 일목균형표, 엘리어트 파동이론, 기술적 지표, ‘전차’로 대표되는 쏠림현상 등등 - 를 들면서 줄곧 시장에 대하여 비관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내심 그 의견이 틀리기를 바라기도 하였으나(시장이 하락세로 기울기를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최근 시장의 상황은 더욱더 나의 비관론이 강화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굳이 복잡한 이야기는 할 필요도 없겠다. 이동평균선과 일목균형표로만 따져보자.

내가 기술적분석법을 강의하면서 이동평균법을 설명하면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코웃음을 친다. 그런 정도의 분석법은 나도 알고 있다는 투다. 그러면서 이동평균법을 무시한다. 쉽다는 이유, 시장에 후행한다는 이유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세상에 시장을 선행(!)하는 지표가 있었던가? 어떤 기술적지표이건 모두 시장을 후행할 수밖에 없다. 이동평균선은 쉽고, 간편하고, 그러면서 객관적인 지표이다.

코스피지수의 차트를 보라. 지수는 5일선(심리선), 20일선(추세선), 60일선(수급선)을 차례로 무너뜨리더니 이제 급기야 경기선으로 간주되는 120일 이동평균선마저 무너뜨리고 말았다. 과거로 돌아가본다면 작년 8월초,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고, 그 여파로 주가가 폭락할 때 지수는 120일 이동평균선을 무너뜨렸다. 알다시피 그 이후 4개월 이상 주가는 내내 하락세였던 터. 하락세를 전전하던 코스피지수는 겨우겨우 올해 1월초에 120일선을상향돌파하였고, 이후 상승세가 이어졌다. 그런데 그 120일선이 다시 무너진 것이다! 이게 비관적인 상황이 아닌가?

일목균형표도 같다. 나는 파동론이며 시간론 혹은 형보론 등의 복잡한(그리고 다소 주관적인) 분석보다는 그저 괘선만으로 분석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 중에서도 나는 구름과 주가와의 관계를 중시한다. 시장의 ‘균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구름’이 하향돌파되었다. 벌써 사흘째이다. 지난주 수요일(5월9일), 구름 하단 아래로 내려선 주가는 더욱 더 구름과 멀어지고 있다.

역시 작년 8월에도 똑같은 상황이었다. 주가가 구름을 밑돌았고 이후 꽤 기나긴 하락세가 이어졌던 터. 이동평균선과 일목균형표의 구름... 작년 8월 이후의 상황과 같다. 물론 그렇다고 지난번과 같은 강력한 하락세가 ‘반드시’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만큼 상황이 좋지 못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판국에 어떤 선택과 전략으로 가야 하는지는 명백하다. 주식 보유비중을 줄이는 것이 첫째요, 굳이 주식을 보유하고 싶다면 지수와 상관관계가 낮은 종목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두 번째의 전략이다. 그런데 요즘 주식시장이 대형주 위주의 쏠림현상이 하도 심한지라 후자의 전략조차 성립될지는 자신이 없다만...

(달러-원 주간전망)

주가지수 전망은 달러-원 환율의 정반대이다. 현실적으로도 그렇지만 차트를 들여다보아도 주가와 환율은 정확하게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달러-원의 경우는 상승세이다. 그러므로 앞서 주식을 전망하면서 살펴보았듯이 차트에서 주가가 120일 이동평균선마저 무너뜨렸고, 일목균형표 구름 하단을 무너뜨리고 하락하였다면, 같은 논리로 달러-원은 120일 이동평균선마저 상향돌파하여야 마땅하고 아울러 일목균형표 구름 상단을 벗어나 위쪽으로 훨훨 날아야 한다.

그렇다! 정확하다. 차트에서 확인해보라. 달러-원 환율이 12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선 지는 오래되었고, 일목균형표 구름 상단을 뛰어넘은 것도 새로운 일이 아니다. 지난주 월요일에 달러-원 환율이 1,140원대로 치솟으면서 이동평균선과 일목균형표, 모든 것이 현실화되었다.

현재로서는 달러-원의 추세가 상승세나 하락세냐를 따지는 일은 더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명백하기 때문이다. 다른 지표들도 동일하다. 중, 장기 지표인 MACD는 매수신호이고, 단기지표인 스토캐스틱마저 고점에서 오히려 ‘실패(failure)'로 나타나고 있어서 이래저래 상승세이다. 따라서 이제 달러-원의 추세가 상승세인 것은 알겠고, 앞으로 환율이 대체 얼마나 오를 것인지 따져보는 것이 순서일 게다.

일단은 1,150원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하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겠다. 한국은행의 개입도 은근히 신경 쓰이는 레벨이다. 그런데 순수하게 기술적분석으로 본다면 강력한 저항선은 1,150원이기보다는 1,156원선에 걸쳐 있다. 지난 3월과 4월 내내 일목균형표 구름은 꽤 두껍게 형성되었다.

구름 상단이 저항선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일목균형표의 기본이다. 물론 지금의 달러-원은 이미 구름 상단의 저항을 이겨내었다. 그런데 현재의 구름은 물론이고 과거의 구름도 종종 저항선이 된다. (일목균형표를 관통하는 중심사상이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불교사상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졌다. 과거의 가격 움직임이 현재의 가격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1,156원이 저항선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의당 1,150원이 첫 번째로 신경을 써야 할 수준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만.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