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증권사 사장에서 경영학부 교수로 변신하더니, 요즘에는 핀테크에 빠졌다.

정유신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핀테크 지원센터 초대 센터장을 맡아 `왜 핀테크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다닌다. 그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핀테크, 기회를 잡아라'라는 책까지 냈다.

그는 9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핀테크는 돈의 흐름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누가 빨리 핀테크의 기선을 제압하느냐에 따라 미래 부의 지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핀테크 지원센터는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이 핀테크 기업 지원과 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동으로 운용하고 있는 단체다. 센터장은 무보수 자리다.

핀테크 지원센터 초대 센터장 외에 핀테크 포럼 발기인으로도 활동 중인 정 교수는 "핀테크 시대에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며, 한국의 새로운 금융 트렌드 태동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책을 쓴 것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싶어서다.

그는 자본시장과 금융시장 등을 두루 경험했다. 핀테크가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에 가져올 엄청난 변화와 벤처투자 대표로 쌓은 새로운 산업 이해도 등 따라올 사람이 없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사회생활을 출발한 그는 대우증권에서 신디케이션팀장, 채권영업부장, 자산유동화증권 파생상품부장, IB 1사업본부장, IB 2사업본부장을 맡았다. 'IB 전문가'로 날리다 굿모닝신한증권으로 스카우트돼,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지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는 한국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대표이사까지 25년간 금융투자업계에 몸 담았다.

이후 SC은행 부행장으로 뱅커로 활동하다 2011년부터 작년 8월까지는 중소기업청 산하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를 지냈다.

정 교수는 "핀테크를 쉽게 설명하면, 금융의 인터넷화, 금융의 모바일화 정도"라며 "기존 주식에 투자하려면 객장과 직원, 회사 간판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스마트폰에 다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스마트폰을 이용해 결제, 이체, 대출, 투자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기술이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브로커리지에서는 간편한 인증 절차, 소셜트레이딩 등이 가능해질 수 있다. 자산운용에서는 소액 고객의 맞춤형 서비스, IB 부문에선 중소 벤처와 소상공인에게 자금 공급의 길을 터줄 수 있다. 리서치센터도 빅데이터 분석과 결합해 새로운 수익모델로 독립할 수 있다.

상품 면에서도 확장이 가능하다. 주식 등 증권은 파생 등의 제2의 시장이 있기 때문에 핀테크 시대에 더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정 교수는 봤다. 휴대전화 안에 들어있는 날씨나 농작물 등의 정보를 가지고 날씨 파생, 농작물 파생 등의 상품화가 가능하다. 정보의 연결, 온라인 거래소도 될 수 있다.

정 교수는 "금융투자업계에서 핀테크 산업이 발전하려면 이종교배와 활발한 증권화 과정이 필요하다"며 "금융이 그동안 자기 수익 모델로 순종교배를 해봐야 기존 금융과 다르지 않지만, IT나 과학기술 등과 이종교배를 하면 업계의 전체적인 시장 규모, 즉 파이를 확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한 업종이 IT 기술을 이용해 편의성이나 접근성을 높이는 것보다 한 업종과 다른 업종을, IT 기술을 접목해 융합 발전시키는 것이 금융시장의 파이를 확장할 수 있다"며 "결제와 대출, 투자와 자산관리, 보험 등 외연을 넓혀가며 다양한 서비스,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 금융산업의 파이가 커진다"고 덧붙였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은행이 비슷한 업무를 하는 인터넷은행으로 진출하는 것보다 증권업계와 게임산업이 융합했을 때 효용이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과거 IT는 편리하고 싸면 됐지만, 핀테크는 그 이상"이라며 "더 많은 데이터를 즉각 줄 수 있어서 확장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디지털과 게임이나 재미, 콘텐츠와 같은 아날로그가 더해져 적극적으로 이익 창출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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