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우리 경제가 험난한 대외 파고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성장률 둔화, 엔화 약세가 맞물리며 우리 경제에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미국의 저금리와 달러약세,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중국의 고성장과 엔고 등 2000년대 중후반부터 우호적이었던 우리 경제의 외부환경이 비관적인 모습으로 바뀌는 변곡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12월 금리인상이 유력시된다. 지난 주말 나온 미국의 10월 고용지표와 달러 강세가 기폭제가 될 것같다. 신뢰상실의 위기에 직면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인상의 첫발을 연내 떼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돌발상황만 없다면 금리인상을 선택할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 진입이 본격 시작되고, 달러 강세 현상이 진행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 충격을 줄 것이다. 미국으로 자금 역류 현상이 진행되면서 한국에서 자본유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최근 6.5% 성장률을 사실상 공식적인 목표치로 정했다. 2000년대 10% 중반 대의 성장률에서 지속적으로 미끄럼을 탄 중국의 성장률이 이제 6% 중반까지 내려온 것이다. 중국의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한국의 수출과 기업실적,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의 감속 성장이 향후 몇 년간 지속되면 우리 경제의 모멘텀 역시 계속 약해질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등장한 중국 경제의 부상은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탄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값싼 제품을 전세계에 공급함으로써 세계 경제활력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원자재와 중간재, 조립의 생산망이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많은 나라가 수혜를 입고 동반 성장의 스토리를 썼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률이 떨어지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변화시킴에 따라 그동안 혜택을 받은 나라들도 동반 추락하는 모양새다. 중국에서 성공했던 한국 등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도 고꾸라지고 있다. 과거 호황기에 중국에 기대 몸집을 불렸던 세계 경제가 감량에 들어가는 시기가 왔다는 뜻이다. 중국 수출 비중이 25%에 이르는 우리나라가 받을 충격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의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에 따라 우리나라도 저성장·저물가 기조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세계 경제는 대략 2019-2020년까지 불황기를 겪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때까지 지구촌은 인고(忍苦)의 시간을 거치며 구조조정 과정을 거칠 것이다. 중국발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는 가운데, 연준발 글로벌 유동성 회수작업이 이어질 것이다. 다가오는 한파에 대비해 우리 경제주체들도 월동준비를 철저히 해야할 때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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