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가 진정한 회복세에 들어섰는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취업자 수와 실업률 등 데이터로 나오는 각종 경제지표는 완연한 회복세를 가리키고 있지만 과연 실물경제도 그런지 전문가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고용 시장은 회복되고 있다지만, 그 바탕이 되는 기업들은 불안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기업들이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성장둔화의 시그널이 나타나면서다.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에너지 관련 기업, 철도 등 운송업체들의 실적도 좋지 않게 나와 실물경기의 둔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재 관련 기업인 킴벌리클락과 존슨앤존슨, 중장비업체 캐터필러 등이 실적 부진을 경고했고 월마트는 내년 미국에서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금리인상을 앞두고 벌어진 달러강세에 다국적 기업들을 중심으로 환차손이 늘어나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는 사례가 빈발한다. 미국 통화당국이 돈줄죄기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고, 달러 강세가 가속화한다면 미국 실물경제는 다시 움츠러들 가능성이 있다.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 뉴욕 등 미국 3대 항구의 물동량에서 미국 경기가 꺾이는 신호가 나온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기업들이 경기둔화를 예상해 수입을 줄여 물동량이 줄어든 것이며 이는 미국 경제와 세계경제에 좋지 않은 소식이라는 것이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고용악화로 연결된다. 3M은 최근 1천500명의 인력감축을 발표하고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감원이 잇따르는 등 기업들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한창이다. 미국 경제의 회복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고용이 늘어나는 선순환 경제에 이상신호가 온 셈이다.

연말 쇼핑시즌이 미국 경제의 회생을 이끌지도 주목된다. 26일 추수감사절 다음 날 시작하는 블랙프라이데이의 소비동향을 확인하면 미국 경제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다. 알리바바 마윈(馬雲)의 광군제(光棍節), 코리아 그랜드세일의 효시 격인 미국의 추수감사절 세일(블랙프라이데이)이 미국의 경제성장률와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 변수를 예측하는 밑바닥 지표가 된 것이다. 미국 경제에서 70%의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가 기대만큼 회복된 것으로 나타난다면 미국 경제에도 청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유통업계에선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은 대략 2.5%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 주 월요일에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한 사이버 먼데이 (30일) 매출은 2.9%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블랙프라이데이 전부터 이미 소비가 많이 이뤄졌기 때문에 정작 블랙프라이데이 때 매출은 기대했던 것보다 낮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시작되는 연말 쇼핑시즌의 매출도 작년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미소매업협회(NRF)에 따르면 올해 연말 소비시즌 매출액이 작년대비 3.7% 증가해 작년 4.1%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보다는 올해 소비의 모멘텀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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