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LG그룹의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그룹의 주력인 LG전자가 자동차부품회사로 변해가면서다. 증권가에선 지난달 미국 완성차업체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사상 초유의 계약을 체결한 LG전자에 대해 `치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LG전자 주가도 급등하면서 LG그룹 18개 계열사 시가총액이 이달들어 82조원대를 기록, SK그룹의 시총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룹내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LG화학도 마찬가지다.

전기차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연초 16만원 수준이던 주가는 현재 33만원선까지 올랐다.

LG가 전자와 화학 분야에서 과시하고 있는 이러한 저력의 배경을 놓고 LG특유의 내부 문화에서 기인한다는 평가도 있어 주목된다. 10대 그룹 중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겪지 않은 곳은 SK를 빼면 LG 뿐인 이유가 `조화와 상생'으로 풀이되는 내부 문화 덕분이 아니냐는 것이다.

최근 LG화학은 민간 발전사업자인 GS E&R과 풍력발전연계 ESS 구축사업을 함께 한다고 밝혔다.

LG와 GS 사이 협력의 역사는 훨씬 오래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1947년 락희화학공업을 고 구인회 회장과 허만정 회장이 공동 창업한 뒤 2004년 LG와 GS로 분리된 역사를 가진 LG와 GS가 60여년간 동거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역할에 대한 존중이라고 세간에서는 평한다.

'한 번 사귄 사람과는 헤어지지 말고 헤어진다면 적이 되지 말라'고 강조했던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유지를 잘 지켜온 셈이다.

GS측에서도 창업자 격인 허만정 회장과 삼남 허준구 회장, 그리고 허창수 회장에 이르기까지 `동반자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반면에 화합의 창업 정신이 2,3세대를 못 넘기고 퇴색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위기에 빠진 현대그룹에 대한 범 현대가의 외면이나, 분란을 겪은 롯데,효성,대성그룹 등의 사례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다.

가문이 다른 LG와 GS가 오랜 시간을 협력해 온 것이 더 빛나고 주목받는 이유다. (산업증권부장)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