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지수 530에서 7월엔 780까지 올랐다가, 다시 600초반으로 고꾸라진 코스닥시장은 바이오와 화장품 업종이 각광받으며 과열 양상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연말 코스닥시장의 분위기는 냉각돼 있다.
중소.중견기업들이 주류인 코스닥 시장이 대외 여건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겠지만 대주주 요건 강화와 배당락이 임박한 시기적 요인으로 더 얼어붙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닥 상장 기업은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대주주나 일반주주할 것 없이 주식 양도소득세 10%만 내면 됐다. 그러나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중소기업도 대주주는 20%의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받게 된다.
현재 코스닥 상장사 지분 4% 이상이나 40억원 이상 주식 보유자로 규정된 대주주 요건이 이달 28일 이후엔 지분율 2% 미만으로 축소된다는 점도 시장 유동성을 저해하는 요소다.
오는 29일 배당락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우려한 투자자들이 배당을 포기하고 주식을 사지 않는다는 점도 주가를 취약하게 만들 것이다.
더 큰 요인은 `부실 기업'에 대한 두려움이다.
국내 30대 그룹의 1천여 계열사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 즉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보다 적은 기업의 비중이 전체의 22% 가량이라고 한다.무엇보다 미국 금리인상을 앞둔 시점에서 부실 채권에 투자한 증권.운용사가 환매에 실패할 경우 연계된 주식 관련 상품들의 환매가 나올 수 있다고 증권업계에서는 경고한다.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조선과 건설업종에 대한 내년 전망도 밝을 리 없다.
대외 유동성 요인도 마찬가지다. 중동 주요국들은 이미 오일머니의 위축을 우려해 자금 회수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채 발행과 IPO 시장 등 기업 자금조달 시장도 미 금리인상이나 한계기업 구조조정 여파를 확인한 뒤 움직일 것으로 추정해보면 연말과 연초 주식시장 전망은 흐릴 수밖에 없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펀더멘털 훼손에 대한 우려 역시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더 빠르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다만, 위기는 투자시장에 있어서 늘 기회를 가져다 줬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위험에 대비는 하되 과도한 우려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산업증권부장)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