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새해부터 국회로 돌아갈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적지않은 논쟁을 남긴 경제사령탑으로 기억될 것같다. 특유의 추진력으로 경제지표를 잘 관리했다는 평가와 가계부채 확대 등으로 미래의 먹거리를 소진했다는 비난을 함께 받고 있어서다.



◇지표론 본 성적은 합격점

이명박 정부시절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지낸 최부총리는 관운 등 복이 많은 복장으로 통한다. 경제사령탑으로 있으면서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행운도 거머쥐었다.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지난 19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긍정적)에서 역대 최고치인 Aa2(안정적)로 상향조정했다. 앞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피치(Fitch)도 우리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치인 AA-로 평가했다.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5년만에 가장 높은 1.3%를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로 본 성적표도 합격점이다.

기재부 후배들도 최부총리가 최고의 부총리 가운데 한 명이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각종 인사에서 기재부 출신들의 약진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최근 단행된 개각에서 주형환 기재부 1차관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앞서 발탁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도 기재부 출신이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도 기재부 1차관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부총리의 인사 파워는 대단하다고 할만하다. 각종 공사의 경영진에도 기재부 관료들이 대거 약진하고 차관급 인사에서도 기재부 인사들이 요직을 독식하고 있다. 후배 관료들은 이 모든 인사에 최부총리의 입김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모닥불에 땔감아닌 휘발유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부총리의 경제정책 운용 방식에 대해서는 칭찬보다 비난의 목소리가 더 크다.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며 부동산 규제를 과감하게 푸는 바람에 가계부채가 너무 빨리 늘었기 때문이다.

최부총리가 취임할 무렵 1천35조 수준이던 가계부채는 올 연말 1천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최부총리 재임기간에만 무려 170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실세인 최부총리가 '척하면 척'이라는 다소 무례한 발언까지 동원하며 통화당국을 압박한 결과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실세인 최부총리 취임이후 기준금리를 네 차례에 걸쳐 100bp나 내려 연 1.50%로 낮췄다.

여기에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등 금융 규제도 풀리면서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유효수요 확대를 위해 가계소득을 늘리는 게 아니라 부채 주도형의 내수 진작이 가계부채라는 상처로 남았다.

잠쟁성장률이라는 꺼져가는 모닥불을 살리기 위해 유효 수요라는 땔감을 넣은 게 아니라 가계부채 등을 동원한 휘발유만 끼얹었다는 혹평까지 등장하는 배경이다.

최부총리가 남긴 빛이 큰 지 그림자가 큰 지는 2016년이후 판가름이 날 것이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는 내년에 최부총리가 뿌려 놓은 씨앗들이 어떻게 싹을 틔울지 지켜볼 일이다.(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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