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3.4% 하락한 36.81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8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지난주 반등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급락한 데 따라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장기물은 증시와 유가 약세로 상승했으나 단기물은 국채입찰에 대한 실망으로 하락했다.

미국 달러화는 런던 금융시장이 '박싱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본격적인 연말 장세 속에 매우 한산한 거래가 이어져 유로화와 엔화에 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5.7% 상승했던 유가는 전 세계 공급 과잉 우려가 재부각돼 큰 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1.29달러(3.4%) 낮아진 36.81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올해 들어 지난 주말까지 30% 이상 하락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시장 예상을 깨고 감소한 데 따른 유가 상승 분위기가 주춤해짐에 따라 전세계 공급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이날 시장을 움직일 만한 경제지표는 발표되지 않았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90포인트(0.14%) 하락한 17,528.2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49포인트(0.22%) 내린 2,056.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51포인트(0.15%) 떨어진 5,040.9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낙폭을 줄였으나 상승 전환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1.8%가량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헬스케어업종과 산업업종, 금융업종 등이 내림세를 나타냈지만, 기술업종과 유틸리티업종 등은 올랐다.

셰브론과 엑손모빌은 유가 하락에 영향을 받으며 각각 1.8%와 0.7% 떨어졌다.

아마존 주가는 1.9% 가까이 상승했다. 12월 셋째주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아마존 프리미엄' 회원 가입이 300만명 넘게 증가한 것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 거대 광산 기업인 프리포트 맥모란의 주가는 제임스 모펫 회장이 물러난다는 소식에 9.5% 이상 급락했다.

웨어러블 기기 업체인 핏빗은 성탄절 연휴기간 판매 증가 기대로 주가가 3% 올랐다.

캐나다 제약업체인 밸리언트 파마슈티컬스 주가는 최고경영자가 병가 상태라는 소식에 10% 하락했다.

에버뱅크 월드 마켓의 크리스 개프니 대표는 "오늘 주가 하락은 유가 하락 때문이다"며 "(증시 하락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거의 바닥에 온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상승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매년 12월 마지막주 증시는 소위 '산타랠리'로 불리는 상승세를 나타낸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트레이더연감(Stock Trader's Almanac) 저자인 제프리 허시에 따르면 매년 12월 24일부터 다음해 1월 5일까지 7거래일 동안 S&P 500지수는 평균적으로 약 1.5% 상승했다.

허시는 "이 시기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지 못하는 것은 앞으로 증시 하락장이 나타나거나 연말 증시를 좀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10명의 증시 전략가의 내년 S&P 500 지수 전망치 평균은 2,193으로 2015년 전망치였던 2,201보다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전략가들은 내년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달러 강세, 대통령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 등이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의 주요 증시는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유가 하락 우려가 심화하면서 내림세를 나타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전장보다 0.49% 떨어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7.43% 상승한 16.91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24일보다 4/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4bp 낮아진 연 2.229%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2bp 하락한 2.941%를 나타냈다.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24일보다 1.3bp 오른 1.015%를 기록해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시장을 움직일 만한 경제지표가 없는 데다 연말을 앞둔 데 따른 한산한 거래가 이어진 가운데 유가와 증시 약세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입찰을 앞둔 2년만기 국채가격은 내림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점진적 통화긴축을 지속할 것임을 확인해 이날도 장단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가 좁아지는 평탄화(커브 플래트닝)가 지속됐다.

2년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121.2bp로 좁혀져 지난 2월2월의 120.3bp(2012년 7월 이후 최저) 이후 가장 좁은 폭을 기록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2016년에도 평탄화가 지속될 것 같다"면서 "그러나 평탄화 과정은 Fed의 금리인상이 경기둔화를 부추길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에 내년 성장률이 둔화된다면 Fed의 통화정책에 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무부는 260억달러 어치의 2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 결과가 나온 뒤 국채가격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낙찰금리는 연 1.056%로 2009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80배로 2009년 8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7.5%로 일년 만에 가장 적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7.1%로 2년 만에 2013년 12월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다음날에는 350억달러 어치의 5년만기 국채입찰이 예정돼 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연준이 최소한 2-3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단기 국채 매도세를 부추기며 수익률 평탄화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 국채와 달리 장기 국채가격은 유가 하락에 따른 낮은 인플레이션과 달러 강세에 따른 제조업체들의 순익 감소 예상으로 올해 연중 평균 수준에서 등락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장기 국채가격의 움직임은 내년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 의해 달라질 것이라면서 통화긴축 속도는 결국 경제지표에 의해 결정될 듯하다고 강조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내년 1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10%로, 3월 가능성을 55%로 각각 반영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번)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0.35엔을 기록해 전장 후장 가격인 120.40엔보다 0.05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973달러에 움직여 전장 후장 가격과 같았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877달러에 거래돼 전장 후장 가격인 1.4925달러보다 0.0048달러 내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번)는 전장 종가인 97.852보다 오른 97.941을 보였다.

런던 금융시장이 휴장한 데다 본격적인 연말 장세로 거래를 마무리한 거래자들이 많아 달러화의 등락폭이 극도로 제한됐다.

연준의 향후 통화긴축 속도에 영향을 줄 만한 경제지표 발표도 전혀 없어 포지션 조정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이브 메르시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이날 양적완화를 더 내놓을 수 있고 예금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고 밝혔으나 유로화 움직임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일본은행(BOJ)이 경기 부양을 위해 내년에 추가로 내놓을 수 있는 정책이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따라서 엔화가 달러화에 하락 압력을 받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지난 11월 산업생산 예비치가 전달대비 1.0% 감소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4% 감소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그는 "BOJ의 대규모 질적ㆍ양적완화(QQE)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수단은 없는 듯하다"면서 "이는 내년 Fed의 점진적 금리 인상에도 중국 및 이머징마켓 성장률 둔화, 유가 하락에 따른 증시 약세 등에 따른 엔 매수세를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와 BOJ 모두 경기 부양을 위한 공격적 추가 양적완화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위기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 역시 점진적일 것으로 보여 내년 초에도 달러화가 확실한 방향성을 나타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내년 1월8일(금) 나올 12월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가 단기적으로나마 달러화의 향방을 결정하는 첫 지표가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1.29달러(3.4%) 낮아진 36.81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중국과 유럽의 경제가 느린 성장세를 나타냄에 따라 수요 증가율이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장중 내내 하락 압력을 받았다.

낮은 성장률은 낮은 원유 수요로 이어지기 때문에 전세계 공급 우위 장세 지속이라는 악재가 재부각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서방 제재가 해제된 이후 일주일 안에 하루 50만배럴의 원유를 추가 생산할 것으로 이란 고위관계자가 밝힌 것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면서 많은 거래자들은 내년 1분기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란이 원유 수출을 본격화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공급 과잉 우려에 따른 유가 하락이 내년에도 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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