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3.4% 하락한 36.60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유가가 상승 하루 만에 다시 급락세를 보인 데 따라 하락했다.

에너지 업체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해 지수 내림세를 주도했다. 유가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장세가 연일 펼쳐지고 있다.

뉴욕유가는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보인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현 산유량 고수 등에 따른 전세계 공급 우위 전망으로 하락했다.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4% 하락한 36.60달러에 마쳤다.

연말 한산한 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미국 국채가격은 뉴욕 증시와 유가의 약세로 상승했다.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 등에 보합세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1월8일에 나올 12월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가 달러화 방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주요 경제지표는 발표되지 않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7.11포인트(0.66%) 내린 17,603.8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00포인트(0.72%) 하락한 2,063.3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09포인트(0.82%) 떨어진 5,065.8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을 하루 앞두고 증시 거래량이 줄어든 데다 유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이 증시를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증시 거래량은 지난 며칠 동안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퍼스트 스탠다드 파이낸셜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시장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며 "시장 거래량이 없어 지수가 어떤 방향으로든 아주 쉽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1.5%가량 하락하며 가장 큰 내림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소재업종이 1% 이상 떨어지는 등 전 업종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종목도 월마트가 소폭 상승한 것 외에 전 종목이 하락했다.

애플이 1.3% 내렸고, 에너지 종목인 셰브론과 엑손모빌이 각각 1.27%와 1.33%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 예상 밖 증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현 산유량 고수 등에 따른 전세계 공급 우위 전망으로 하락했다.

TD 아메리트레이드 JJ 키나한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갑자기 세계의 관심이 다시 유가로 집중됐다"며 "유가 외에 시장을 움직일 만한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미국의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는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1월 펜딩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0.9% 하락한 106.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0% 상승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7.52% 상승한 17.2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0.5bp 낮아진 연 2.305%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6bp 내린 1.079%를 나타냈다.

반면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3bp 높아진 3.044%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올해 마지막 국채입찰을 앞두고 물량압박이 이어져 하락했다. 그러나 뉴욕유가가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약세를 보인 데다 월말에 따른 펀드매니저들의 매수세가 유입돼 반등했다.

내년 장기 국채가격이 상승할지 아니면 하락할지에 대해 확실한 방향을 잡지 못한 모습이 연말 내내 이어졌다. 최근 유가와 경제지표 등 예측이 빗나간 데 따른 불확실성으로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이날 재무부는 290억달러 어치의 7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 뒤 국채가격은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낙찰금리는 연 2.161%로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34배로 지난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평균은 2.46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7.1%로 최근 평균인 55%를 밑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4.1%로 지난 8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유가 반락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안전자산 매수세가 소규모로 유입된 데다 펀드매니저들의 월말 매수세가 일어 국채가격 반등했다고 풀이했다.

많은 머니매니저들과 트레이더들은 Fed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한 이후 단기 국채를 매도하고 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4년 말 0.669%에 마감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이 이날 현재 1.10%에 근접해 있다.

이날 2년과 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전날의 121.5bp에서 122.6bp로 확대됐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매우 적은 수의 거래자들만이 2년만기 국채가 10년만기 국채수익률보다 높아지는 `장단기역전현상`(inverted curve)을 예상한다면서 이는 통상 경기후퇴(recession)를 경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강조했다.

장단기역전현상은 금융위기 본격화 전인 2007년 6월에 잠시 나타났다.

이들은 수익률 평탄화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돼 뉴욕증시에서 금융주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0.5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0.43엔보다 0.08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929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933달러보다 0.0004달러 빠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818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4824달러보다 0.0006달러 낮아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종가인 98.163보다 오른 98.238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연말에 따른 한산한 거래가 지속된 가운데 전날 강세 재료였던 유가가 이날 3.4%나 하락해 유로화와 엔화에 장중 내내 강보합권에 머물렀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을 하루 앞두고 달러화가 연중 10% 이상 상승한데 따른 이익실현 매물도 나와 확실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대부분의 시장 주도 세력들이 거래를 이미 마감한 상황이나 다음 주부터는 주요 시장 참가자들이 시장에 재진입하기 때문에 상황이 연말과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여전히 롱달러 포지션이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내년 1월8일(금) 나올 12월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가 롱달러 포지션에 일정부분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고용 결과에 따라 달러화가 엔화에 120엔대를 유지할지, 유로화가 달러화에 1.10달러 아래에서 계속 등락할지 결정될 수도 있다고 이들은 예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와 ECB의 통화정책 차별화 전망으로 올해 유로화의 대 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강했다면서 새해를 앞두고 이 같은 분위기가 다소 반전됨에 따라 유로화 낙폭이 제한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특히 포지션 조정을 꺼리는 연말이라는 특수 상황이어서 달러화와 유로화, 엔화 등 주요 통화보다는 유가 등 원자재관련 통화들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모습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27달러(3.4%) 낮아진 36.60달러에 마쳤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2월25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263만배럴 증가한 4억8천74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0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89만2천배럴 증가했다.

휘발유 재고는 93만배럴 늘어났고 정제유 재고 역시 180만배럴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각각 80만배럴과 10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91.3%에서 92.6%로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91.4%로 예상했다.

앞서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이날 리야드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해 "사우디의 (원유) 정책은 신뢰할 수 있다"면서 고객 수요가 증가한다면 생산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밝혀 현 산유정책을 고수할 것임을 확인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전날 미 주간 원유재고가 29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통상 미국 정유사들은 연말을 앞두고 세금 감면을 위해 원유재고를 축소하지만 지난주 재고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보여 유가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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