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무디스애널리틱스는 한국은행이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다가 올해 하반기부터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에밀리 댑스 이코노미스트는 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은이 1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할 것"이라며 "가계 부채가 우려스러운 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저유가 여파가 잦아드는 등 인플레이션 환경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전년대비 2%에 소폭 못 미치는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며 "한은이 올해 상반기에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한 뒤 물가 상승과 소비 증가에 힘입어 하반기에 금리인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댑스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금리인상을 시작한 영향으로 하반기에 원화 가치가 소폭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금리인하 압력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댑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에서 통화완화의 약발이 다됐다고 보지만 실망스런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추가 금리인하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로 한국이 필요로 하는 것은 (금리인하가 아니라) 경제 개혁을 동반한 추가 재정 부양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이같은 경로를 걷기 시작했다"며 "올해 진전이 있다면 향후 가파른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댑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한국 경제가 직면한 리스크로 역외 수요 감소에 따른 수출 부진과 기업 및 가계 부채 증가가 야기한 내수 위축을 꼽았다.

그는 "정부가 이같은 위험을 감지하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만약 물가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오르고 한은이 이른 시점에 금리를 올리면 채무 부담이 가중돼 소비가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댑스 이코노미스트는 "기대 이하의 중국 경제지표가 다음주 넘어서까지 증시를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면서도 "한은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증시 변동성으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평가되면 한은이 통화완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지만 현실화되진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댑스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물가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데 대해 "물가 상승세 부진을 고려해 금리를 낮추기보단 동결 기조를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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