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발 악재로 2~3%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중국 위안화 가치 절하 등으로 중국 증시가 거래정지되고 유가 하락이 지속된 것이 지수 급락세를 이끌었다.

뉴욕유가는 전세계 공급 과잉 전망과 중국발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에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1% 하락한 33.27달러에 마쳐 2004년 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유가는 장중 한때 32.10달러까지 밀려 2003년 후반 이후 최저치를 보였고 2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32.16달러까지 급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 속에 상승했으나 오름폭은 제한됐다. 중국 위안화 추가 절하 우려에 따른 중국 인민은행의 개입 가능성이 커졌고, 12월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둔데 따른 경계감 때문이다.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중국발 금융시장 불안과 유가 하락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이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첫 금리인상 시기를 3월에서 6월로 늦춰 가격에 반영했다.

서킷브레이커 제도가 중국 증시 불안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제도 도입 4일 만에 서킷브레이커 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증감회는 성명을 통해 제도가 예상했던 효과를 내지 못한 데다 오히려 주식 폭락을 부추겼다며 8일부터 서킷브레이커를 발동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간밤 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엇갈렸다.

재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가까운 시일 내에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매파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래커 총재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롤리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유가가 바닥을 벗어난 이후, 물가 상승률이 상당히 상승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방기금금리 인상 속도는 현재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도록 계획해야 한다"며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4번 미만으로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주식시장 =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2.41포인트(2.32%) 급락한 16,514.1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7.17포인트(2.37%) 내린 1,943.0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6.33포인트(3.03%) 하락한 4,689.4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중국 위안화 가치 절하 등으로 중국 증시가 폭락세를 보인 것과 유가 하락이 지속된 것이 증시 급락을 이끌었다. 위안화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중국 증시는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이후 장 초반 장이 마감돼 전 세계 증시 하락을 촉발시켰다.

업종별로는 중국 경기에 영향을 받는 기술업종이 3% 넘게 떨어지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업종과 금융업종, 헬스케어업종, 산업업종, 소재업종도 각각 2% 넘는 급락세를 연출했다.

다우지수 구성종목은 월마트를 제외한 전 종목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가 각각 4%와 3% 넘게 떨어졌고, 애플도 4.2% 급락세를 보였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존 브레드무스 부대표는 "하루 증시 변동성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지만, 며칠 동안 불안한 흐름이 지속됐다"며 "세계 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홀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엇갈렸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가까운 시일 내에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매파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4번 미만으로 단행해야 한다며 비둘기파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에번스 총재는 이날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가진 연설에서 "연방기금금리 인상 속도는 현재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도록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년 안에도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2%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이었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는 작년 12월 미국 기업들의 감원 규모가 2만3천622명을 기록해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12월 감원 규모는 전월 대비 24%, 전년 동기 대비 28% 각각 낮은 수준이다.

지난 1월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하락세를 보여 노동시장이 계속 개선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명 감소한 27만7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7만5천명을 소폭 웃돈 것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21.37% 오른 24.9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5/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4bp 낮아진 연 2.153%로 작년 12월1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4bp 빠진 2.926%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8bp 하락한 0.956%를 나타냈다.

중국증시 급락에 따른 서킷브레이커 발동과 거래 완전 중단, 위안화 가치 급락,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와 이에 따른 이

머징 마켓 불안정성 증폭, 유가 약세 지속 등이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수세를 견인했다.

여기에 전세계 성장률 둔화와 금융시장 불안정, 낮은 인플레 전망 등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예상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증폭된 것도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 등에 따른 국채 매도세가 국채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서서히 제기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자국 통화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으로 미국 국채수익률 하락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주간 고용지표를 통해 고용시장이 강한 상황임을 확인됐으나 국채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다음날 나올 미국의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5만~25만명 증가하고 임금 상승률이 그리 주목할 수준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Fed 정책 여부가 유가와 중국이라는 재료에 묻히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2월 고용이 21만5천명 증가했을 것으로, 실업률은 5%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시간당 평균 소득은 0.2%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했다. 11월 고용은 21만1천명 증가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7.5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8.47엔보다 0.92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934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786달러보다 0.0148달러나 높아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621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4629달러보다 0.0008달러 내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평균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11)는 전날 종가인 99.182보다 낮아진 98.223을 보였다.

중국증시가 29분 만에 거래가 완전히 중단되는 등 중국발 혼란 속에 안전자산인 엔화 강세가 지속됐다.

달러화는 엔화에 117.29엔까지 밀려 작년 8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매수세가 강화됨에 따라 엔화와 함께 유로화가 강세 통화로 자리 잡았다. 투자자들은 위험회피현상 심화에다 이머징 마켓과 상품관련 통화들의 약세 압력 가속화로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등을 적극 매입하고 있다.

여기에 유가 급락이 낮은 물가를 견인해 연준이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 것도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금융시장 여건에서 올해 4번 또는 그 이상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Fed의 판단은 망상(delusional)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다음날 나올 12월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와 관계없이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매우 느리게 진행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증시 급락과 위안화 약세로 엔화가 최고의(ultimate) 안전통화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번 주에 2% 오를 경우 달러화가 118엔 아래로 내려앉기 때문에 일본당국의 직접 개입 혹은 구두 개입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애널리스트들은 위안화의 역내와 역외의 가격이 계속 차별화되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위안화와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증폭했다면서 역내외 환율 차이가 지속된다면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 약화와 중국에서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0센트(2.1%) 낮아진 33.27달러에 마쳐 2004년 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유가는 장중 한때 32.10달러까지 밀려 2003년 후반 이후 최저치를 보였고 2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32.16달러까지 급락했다. 유가는 2014년 중반 이후 70% 가량 추락했다.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가 달러화에 2010년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는 등 추가 절하 가능성이 지속됨에 따라 전세계 주요국 증시가 급락세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발 성장률 둔화와 미국의 주간 휘발유 재고 급등으로 급락한 유가가 2003년 이후 최저치를 보인 뒤 반등을 시도했으나 유가가 바닥을 쳤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여건이 조성돼 반락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작년에 유가가 20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역시 유가가 30달러 아래로 갈 위험이 상존해 있다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6일 OPEC의 바스켓 가격은 전날의 31.21달러에서 29.71달러로 낮아졌다.

이들은 전세계 재고가 유가의 추가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면서 유럽의 원유와 원유관련 제품의 재고가 거의 저장 한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아시아의 재고 수준 역시 올해 1분기 중 한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 역시 휘발유 재고가 급증함에 따라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 하락을 부추기며 주간 원유재고 급증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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