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새해부터 시작된 중국 위안화 절하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아시아 통화들이 동반추락했고,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 등 주요국 통화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직간접 개입으로 위안화 절하의 폭풍은 일단 진정되고 있으나 다른 나라 환율에 입힌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역내외 위안화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가운데 글로벌 외환시장의 시선은 유로화와 엔화, 달러화 등 주요 통화의 움직임과 당국의 대응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적인 완화정책을 펼 것인지, 일본은행(BOJ)의 입장은 어떤지, 미국은 예정대로 기준금리 인상을 진행할 것인지 시장은 주목하는 것이다.

이번 주에는 ECB 통화정책 회의가 열린다. ECB는 12월에 은행들의 지급준비금에 적용하는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 0.3%로 내리며 완화정책의 칼을 빼들었다. 현재 유럽을 둘러싼 경제환경이 12월말보다 더 악화한 만큼 추가 완화책을 고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CB가 12월에 대책을 내놓은 만큼 조금 뜸을 들이다 3월께 추가 완화를 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가능성도 있다. ECB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세계는 다시 환율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 유럽의 완화책이 유로화 약세를 자극하게 되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도 그에 상응하는 대응전략을 고민할 것이다. ECB 1월 회의는 글로벌 환율전쟁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할 것이다.

ECB 회의가 끝나면 26~2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고, 28~29일엔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한다. 미국은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나 현재와 같은 시장분위기라면 금리인상 시기가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1월 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과 관련해 어떤 신호를 줄 것인지 주목된다.

일본은행은 적절한 시기에 추가 완화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의 각종 경제지표가 꺾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발 악재로 위험회피 심리가 가중되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125엔을 넘보던 달러-엔 환율은 116엔 선까지 내려왔다. 일본 정부는 수출과 내수 여건을 감안할때 대략 120엔 선에서 엔화가치가 유지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강세가 더 진행되면 일본도 추가 완화의 칼을 뽑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다만 그 시기가 임박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주 한 연설에서 "지금은 추가 완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면서 추가 완화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경제부장)

jang73@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