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9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가 하락이라는 약세 재료와 중국 추가 부양책 기대라는 강세 재료의 공방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달러화와 국채 가격도 강세 재료와 약세 재료의 충돌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유가는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에 따른 전세계 공급우위 지속 전망에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3.3% 낮아진 28.46달러에 마쳐 12년 만에 새로운 최저치를 썼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원유시장에서 하루 100만배럴의 초과 공급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IEA는 이란이 1분기 말까지 하루 30만배럴가량의 원유를 공급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외 산유국의 감산 물량인 하루 60만배럴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비해 올해 원유 수요 증가분이 하루 120만배럴로 지난해의 180만배럴에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전세계 경기 둔화 우려와 유가 약세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비관론도 확산됐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한 달 전의 55%에서 37%로 낮춰 반영했다.

국제통화기금(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IMF는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제구조 개혁에 따른 불안감과 이머징 마켓 성장 둔화, 유가 하락, 미국의 통화 긴축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올해 전세계 성장률을 지난해 10월보다 0.2%포인트 낮아진 3.4%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도 3.8%에서 3.6%로 하향조정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94포인트(0.17%) 오른 16,016.0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0포인트(0.05%) 높아진 1,881.3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47포인트(0.26%) 낮은 4,476.9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오름폭을 줄이다가 장중 한때 반락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 기대에다 개장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대형 금융주가 실적 호조로 강세를 보인 것 등이 지수의 상승 개장을 가능하게 했다.

BoA는 분기 주당순이익(EPS)이 0.28달러로 애널리스트들 전망치 0.26달러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도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EPS가 0.43달러로 시장 예상치 0.33달러를 상회해, 개장 전부터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씨티그룹 등의 금융주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이란발 공급 과잉 우려로 낙폭을 확대하고, 이어 에너지업종이 급락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짐에 따라 지수가 뒤집혔다.

뉴욕유가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 기대에도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에 따른 전세계 공급우위 장세 지속 전망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3.3% 낮아진 28.46달러에 마쳐 12년 만에 새로운 최저치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2.2% 내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소재업종(-1.2%), 기술주(-0.07%), 헬스캐어(-0.09%), 금융주(-0.04%)가 밀렸지만 유틸리티(1.5%), 필수소비재(1.2%), 통신주(1.2%)가 지수를 떠받쳤다.

에너지업종의 엑손모빌과 셰브론 주가가 2.82%와 2.78% 하락했다.

개장전 상승세를 보였던 BoA와 애플 주가는 각각 2.7%와 0.8%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0.9% 하락해 나스닥 지수 약세 마감에 영향을 줬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경기 부양 기대가 국제유가의 과잉공급 우려를 압도하지 못했다며 이는 제조업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 중인 중국 경제가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닥터 둠(Dr. Doom)' 마크 파버 등의 전문가들은 중국의 실제 경제성장률이 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또 해외 불안이 미 경제에도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는 우려도 커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주택건설업체들의 낙관도는 변화가 없었으나 예상치 62를 밑돌았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1월 주택시장지수는 전월 수정치와 같은 60을 보였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주택시장에 대해 낙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장과 같은 27에서 거래됐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0.3bp 오른 연 2.038%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9bp 높아진 0.866%를 기록했다.

반면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과 거의 같은 2.807%를 보였다.

18일 뉴욕채권시장은 마틴 루터 킹의 날로 휴장했다.

국채가격은 중국의 2015년 성장률이 예상치에 부합한 가운데 중국의 경기 부양책 기대가 증폭되며 위험거래가 증가해 하락압력을 받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이르면 내일(20일·한국시간)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뉴욕유가가 공급 과잉 우려로 개장 초의 강세를 접고 반락했고 뉴욕증시 역시 오후 들어 약세를 보임에 따라 국채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CRT캐피털의 이언 린젠 선임 국채전략가는 "이날의 위험거래 증가는 일시적 반등(dead-cat bounce)에 불과한 듯하다"면서 "이는 금방 증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에 대한 공포가 상존해 있어 이날의 위험거래가 오랜 시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발 일시적 호재가 대규모 국채 매도를 부추기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위험거래 증가에 따른 증시 강세에도 국채가격 낙폭이 매우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는 Fed의 올해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매우 느릴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오는 26-27일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린다. 거래자 대부분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측했으며 올해 금리인상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확인하길 원하고 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117.56엔을 기록해 전날 종가인 117.34엔보다 0.22엔 올랐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유로당 1.0909달러에 움직여 전날 후장 가격인 1.0897달러보다 0.0012달러 올랐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177달러를 나타내 전날 종가인 1.4242달러보다 0.0065달러 낮아졌다.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가격인 99.086보다 소폭 낮아진 99.074를 보였다.

엔화는 중국 성장률 예상치 부합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 전망에 따른 위험거래 증가로 주요 통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후 달러화는 뉴욕유가가 반락세를 나타낸 데다 오후 들어 뉴욕증시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달러화가 유로화에 반락했고 엔화에도 상승폭을 줄였다.

그러나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와 낮은 유가 수준 등으로 엔화 강세 분위기가 상존해 공격적 엔화 매도세를 찾기 어려웠다.

연준이 전세계 성장률 둔화와 유가 약세로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역시 위험거래 증가에서 달러화의 주요 통화에 대한 상승폭을 제한했다.

모건스탠리는 전세계 성장률 둔화 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 상존으로 엔화와 유로화를 보유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21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QE) 가능성을 열어놓은 수준의 결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 시장관계자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이번 기자회견에서 일부 매파 위원들의 반발을 무마하면서도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발언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있어 연준의 고위관계자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지 않다. 대부분 거래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Fed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96센트(3.3%) 낮아진 28.46달러에 마쳐 12년 만에 새로운 최저치를 보였다.

유가는 중국의 추가 부양책 전망으로 강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에 따른 공급 우위 전망으로 반락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원유시장에서 하루 100만배럴의 초과공급이 발생할 것"이라며 "시장의 수용 능력에 엄청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이란이 1분기 말까지 시장에 하루 30만배럴가량을 공급할 것"이라며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외 산유국의 감산 물량인 하루 60만배럴을 상쇄하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전세계 원유 수요 증가는 2015년 하루 170만배럴에서 올해에는 120만배럴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의 경기 둔화와 유럽, 미국 등의 올 초겨울 따뜻한 날씨 유지 등이 수요 둔화를 부추겼다고 전했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시장점유율 경쟁 역시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를 어렵게 함과 동시에 원유 수출 단가 인하 경쟁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가 반락의 중심에 이란이 위치에 했다면서 이란의 원유공급 재개가 전세계 공급 우위 장세를 더 오랜 시간 이어지게 할 것이라는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란의 수출 본격화 시기가 확실하게 알려지진 않았으나 이란의 수출 재개 소식만으로도 유가가 약세를 보이기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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