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원의 국제금융전망대> 프로와 아마추어
<이장원의 국제금융전망대> 프로와 아마추어
  • 승인 2016.02.0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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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제어하고자 세계 정책 당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중국과 일본이 적극적으로 나선 점이 눈에 띈다. 중국은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세력을 소탕하는 게 선결과제고, 일본은 엔화 강세를 자극하는 헤지펀드들을 굴복시키는 게 목표다.

중국과 일본 모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건 같은데 접근방식은 천양지차다. 중국은 시장을 향해 채찍을 휘두른다면 일본은 당근을 주며 달래는 모양새다.

중국은 최근 투기세력과 전쟁을 선포했다. 국제적인 투기꾼으로 알려진 조지 소로스를 공개적으로 지목하며 해외 투기세력들에 경종을 울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소로스를 '금융계의 악어'라고 독설을 퍼부으며 적대시한다. 추락하는 증시와 들썩이는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해 투기세력들을 상대로 군기 잡기를 세게하는 것이다.

일본은 추가 완화 정책을 발표하며 시장에 화답하는 모습이다. 일본 중앙은행은 지난 29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많은 경제주체와 시장참가자들이 바라던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강력한 완화정책이 나오자 각 시장의 가격변수는 격렬하게 호응했다.

시장을 다루는 중국과 일본의 모습은 '바람과 해님'이라는 이솝우화에 비유할 수 있다. 시장을 단속하고 교정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중국은 나그네의 외투를 날리기 위해 있는 힘껏 강풍을 날리는 '바람'과 같다. 시장을 소통 대상으로 보고 적절하게 밀고 당기기를 하는 일본은 따뜻한 햇살을 내리쬐 나그네 스스로 옷을 벗게 하는 '해님'과 같다. 중국이 아직 아마추어 수준이라면 일본은 프로의 모습을 보인 셈이다.

중국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막기 위해 방파제를 높이 쌓고, 돈을 유출하는 대상을 직접 단속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팔지 못하게 규제하거나 증권사 간부를 구속시키기도 한다. 아직은 어설픈 행정을 한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일본은 시장 스스로 반응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든다. 때로는 말로, 때로는 행동으로 보여준다. 시장이 미리 예측할 수 없게 '포커페이스'를 보여주는 데도 능하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2013년 취임 이후 여러 차례 '깜짝' 정책을 내놨다. 이번에 발표한 마이너스 금리 역시 그랬다. 이런 능수능란함은 그가 시장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승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중국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제규모는 키웠지만 금융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서방과 중국이 항상 마찰을 빚는 부분은 자율과 관치다. 서방에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시장을 만들라고 하지만, 중국은 아직 시장을 관(官)이 치(治)해야 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

2022년까지 재임할 시진핑 주석 집권 기간 중국이 꿈꾸는 목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엔 주식시장 개방과 환율.금리 자유화 등을 통해 금융대국이 되는 것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중국 당국이 시장을 상대로 보여준 행적을 볼 때 중국의 금융과 행정 수준이 올라가려면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국제경제부장)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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