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OMC 금리인상 올해 1회에 그칠 것"

- "韓銀에 대한 시장 안정에 대한 신뢰 높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에디 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외환 전략가(사진)는 아시아 경기 회복력에 대해 낙관적이었지만 미국의 경기에 대해선 다소 비관적이었다.

청 외환 전략가는 지난달 29일 SC 본사에서 연합인포맥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경기 성장이 둔화되면서 미국으로 회수된 자금이 다시 아시아로 돌아올 것"이라며 "원화 등 아시아 통화들이 2·4분기부터 달러 대비 강세를 띌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달러화가 1분기에 1,200원대, 2분기에 1,180원대, 3분기에 1,145원대로 예측하면서 강달러는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디 청 SC은행 외환 전략가

글로벌리서치브리핑(GRB) 발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청 전략가는 일본은행(BOJ)의 전격적인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주요 중앙은행들의 정책 결정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진단을 내렸다. BOJ의 결정이 시장에서 '서프라이즈'로 해석됐으나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속도가 고려됐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의 스탠스에 대해 묻자 그는 "PBOC가 수출 등을 이유로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하락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위안화를 통화 바스켓 대비 안정시키고자 하는 것이다"고 답했다.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화 노력에 대해선 시장이 높은 신뢰를 갖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PBOC의 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앙은행들의 '정책적 공조' 가능성에 대해 그는 "정책적 공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무조건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며 "PBOC가 ECB나 FOMC와 더 효과적으로 소통한다면 시장 변동성은 훨씬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올해 한차례에 그칠 것이라며 가장 빠른 시기는 3월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에디 청 외환 전략가는 홍콩에 주재하고 있으며 동북아시아 외환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2008년 SC은행에 입행후 지난 2010년 외환전략팀에 합류했다. 홍콩중문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고 홍콩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다음은 에디 청과의 일문일답.

-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단행했는데.

▲ '서프라이즈'였다. 시장은 마이너스 금리를 활용할 거라 기대하지 못했다. 이번 조치는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완화를 위한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 동시에 BOJ가 다른 수단을 강구했다는 의미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을 보면 ECB는 추가 양적완화를 할 것이고 BOJ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FOMC는 금리 인상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강달러에 더 많은 여지가 남아있음을 뜻한다. 달러-엔은 더 오를 것이고 일본 기업들에 즉각적인 가격 경쟁력을 더할 것이다. 달러-엔은 최근 몇주 간 금융시장 변동성 때문에 하락했다.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현재 달러-엔 움직임은 하락에 대한 되돌림과 BOJ의 의사결정에 대해 반응하면서 당분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 올해 달러-원 환율이 3분기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이유는?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스탠스를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함수다. Fed가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므로 미국으로 회수된 자금이 다시 아시아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가 다시 강세를 띌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경기에 대해선 낙관적이고 한국도 수혜 국가 중 하나다. 2·4분기부터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다. 미국 경기에 대해선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Fed가 올해 3-4차례까지 금리를 올릴 순 없을 것이다.

- 아시아 자본유출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 자본 유출은 중국 시장 상황과 관계있다고 본다. 지난해 11월 700억, 12월 1400억에 달하는 대규모 자본 유출이 있었다. 외환 시장과 주식 시장의 변동성과 중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아시아 전역에 영향을 미쳤다. 자본유출 지속 여부는 글로벌 시장이 중국 시장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중국 시장에 대해 비관적이다. 이러한 비관적 견해에 탄탄한 근거가 있다고 보진 않는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의 비관적 시각이 뒤바뀌려면 중국 데이터가 견실히 다시 회복돼야 한다.

- 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PBOC의 의중이다. 무역에서의 가격 경쟁력 획득인가, 변동성 관리인가.

▲ 둘 다 아니라고 본다. PBOC가 시장과의 소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시장은 중국 당국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초기 시기에는 IMF가 위안화가 저평가됐다고 했으나 최근 위안화 가치는 공정 평가되고 있다고 평가된 바 있다. 현재 PBOC가 위안화를 단지 달러에 대해 안정적이길 원한다기보다 바스켓 통화와 연동되길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하락시키려고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CFETS의 실효환율지수(NEER)를 보면 위안화 가치가 계속 상승했다. 위안화가 중국 교역 상대국 통화 대비 강세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입장에서 수출 경쟁력에 효과를 보려면 10~20% 정도 대폭적인 위안화 절하가 필요하다.

<최근 6년간 위안화의 실효환율지수(CFETS NEER) *자료 : SC은행>

- PBOC의 시장 개입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 중국 당국이 시장 개입을 상당히 많이 하면서 자금 흐름과 심리를 떠받치려 하고 있다. 오히려 주식 시장에서 구매 심리가 약해졌다.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본다. 중국 당국이 개입을 많이 할수록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 FOMC가 3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 보는가.

▲ 올해 상반기에 한차례 인상할 것으로 보는데 가장 빠른 시기가 3월이다. 중국, 일본이나 유럽의 경제 현황에 따라 시기는 조정될 수 있다. BOJ의 마이너스 금리 결정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잠재적인 전망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 아시아에 대한 경기 인식이 FOMC의 통화 정책 전망에도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인지.

▲ 물론이다. 세계 경제는 서로 연결돼 있고 미국 경제는 고립된 경제가 아니다. 미국 FOMC도 더이상 미국 경제만 고려할 순 없을 것이다. 미국의 주요 대기업 제품들의 가장 큰 수요국 중 하나인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 '카터필러' 등 미국의 글로벌 건설 및 제조업체를 포함해 많은 기업들의 수익은 미국보다는 중국에서 온다. 이들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요인 중 하나가 중국 경기 우려 때문이다.

- 주요 중앙은행들이 정책적 공조를 강화하는 데 대한 의견은.

▲ 중앙은행들이 정책적 공조를 하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중앙은행들은 더 자주 소통할 필요가 있다. 금리 결정 및 통화 정책들은 다른 나라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PBOC가 ECB나 FOMC와 더 효과적으로 소통한다면 시장 변동성은 훨씬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

- 한국은행의 정책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 원화 변동성을 보면 다른 통화보다 상당히 안정적이다. 원화를 떠받치는 힘이 된다. 시장이 한국은행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를 갖고 있다고 본다.

-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3%로 낮췄다. 앞으로 한국 경기에 낙관할 수 있는지.

▲ 한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엔 한국이 비교적 더딘 출발을 보였는데 이후 회복됐다. 중국이나 다른 경제와 비교할 때 한국 경제가 가진 입지는 더욱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대외 상황에 대한 취약성, 해외 부채에 대한 우려도 적다. 다만, 여전히 한국 경제 성장률은 Fed의 금리인상 속도와 중국 경기 흐름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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