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 기업이 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미국 디스크드라이브 제조사 웨스턴디지털이 플래시메모리 제조사 샌디스크를 인수하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紫光集團)의 자회사 유니스플렌더는 미국 당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조사에 나선 것에 부담을 느껴 웨스턴디지털에 투자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발을 빼기로 했다.

앞서 유니스플렌더는 웨스턴디지털 지분 15%를 37억8천만 달러에 인수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해당 거래와 관련 조사 계획을 양측에 통보하며 15일 내 거래를 종료할 수 있도록 하면서 유니스플렌더 측이 투자 계획을 거두기로 한 것이다.

이에 웨스턴디지털이 유니스플렌더의 투자 자금을 활용해 샌디스크를 인수하려던 계획도 곤란한 상황이 됐다.

애초 웨스턴디지털은 유니스플렌더의 지원 아래 샌디스크 주식 한 주당 85.10달러와 자사주 0.0176주 등 총 86.50달러에 인수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유니스플렌더가 투자 계획에서 빠질 땐 샌디스크에 주당 67.50달러와 0.2387주를 제공키로 했다.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따지면 샌디스크 주식 한 주당 78.50달러에 인수하는 안이다.

이에 거래 가치는 기존 계획보다 18억달러 넘게 줄어들 전망이지만 유니스플렌더 투자가 무산된 가운데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과정이 남았다.

스티브 밀리건 웨스턴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애초 샌디스크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던 때보다 전략적 근거는 지금이 더 설득력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웨스턴디지털의 최대 주주 알켄 애셋 매니지먼트가 인수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샌디스크 인수에 반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유니스플렌더는 이번 투자 계획에서 철회할 만한 요인이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니스플렌더는 지분 인수 최초 계약 당시 웨스턴디지털 주가 대비 30% 정도의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92.50달러를 지급하기로 했지만, 22일 종가는 46.10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인수계획 가격 대비 절반에 불과하다.

wkpac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