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발전 수준이 세계 2위라고 진단했다. 접근성과 효율성, 심도 등 모든 측면에서 선진국보다 높다고 판단했다.

한은이 17일 '국제통화기금(IMF) 금융발전지수를 이용한 우리나라 금융발전 수준 평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발전지수(FM)가 0.9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함께 조사된 183개국 중 2위에 해당한다.





이 지수는 IMF의 금융발전지수 산정 방식으로 나온 수치로 금융시장의 심도와 접근성,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주식 시가총액과 정부의 해외채권 발행액, 금융·비금융법인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몇 배인지를 측정해 심도를 계산한다. 채권발행 기관수와 상위 10개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 주식시장 회전율 등으로 접근성과 효율성을 집계한다.

우리나라는 금융시장 효율성지수에서 1.000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선진국 수준인 0.534를 크게 뛰어넘었다. 우리나라의 주식거래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다는 뜻이다. 금융시장 심도지수와 접근성 지수 역시 각각 0.754(9위), 0.890(10위)으로 높은 순위에 올랐다.

우리나라의 금융기관도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금융기관 발전지수(FI)는 0.789로 선진국 평균인 0.783보다 소폭 높았다. 순위는 16을 기록했다. 세부 부문 지수로는 효율성 지수가 0.711로 11위를 나타냈다. 심도지수는 0.724로 17위에 올랐다. 이 두 부문은 모두 선진국 평균을 웃돌았다. 접근성 지수만 0.700으로 선진국 수준(0.723)을 밑돌며 28위에 머물렀다. 다만, 이 지수는 은행 지점과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가 많을수록 높은데 우리나라는 인터넷 뱅킹이 확산한 특징도 있었다.

한은은 "최근 기업인 설문조사를 토대로 하는 세계경제포럼(WEF) 평가에서 우리나라 금융시장 발전 부문이 87위에 머물렀는데 이는 단순 만족도 조사 성격이 강하다"며 "금융서비스에 대한 기대수준의 국가별 차이를 반영하지 못해 국가 간 객관적 비교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어 "IMF 지수를 통해 국제비교가 가능한 객관적인 지표를 광범위하게 이용하면 우리나라는 최상위권이다"고 전했다. 다만, 이 금융발전지수에도 한계점이 있어 우리나라 금융발전이 과대평가됐을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 발전지수와 금융기관 발전지수를 종합한 금융발전지수(FD)는 0.854로 6위를 차지했다. 선진국 평균은 0.718, 신흥시장국 평균은 0.328을 나타냈다.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높은 국가는 순서대로 ▲스위스 ▲호주 ▲영국 ▲미국 ▲스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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