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자식. 절대 갚지 않는다."

유치원은 영어 유치원, 초등학교는 유명 사립 초등학교에 넣겠다고 안간힘을 썼다. 중ㆍ고등학교에 한 과목당 30만~40만원씩 들어가는 학원은 기본. 대학에 보냈더니 학비에 토익학원비, 심지어 취업 면접 학원비까지 내놓으란다.

그래서 그 돈을 하다못해 적립식 펀드에만 넣었다면 얼마로 불었을까.

연 360만원씩 평균 4%의 수익으로 6년만 투자했더라도 비과세로 3천150만원 수준이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여러분도 그렇고, 여러분 자식들도 그렇고 당장 끊어야 할 게 선행 학습이다"며 "그 돈을 주식에 투자하면 자식은 대학에 가지 않아도,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을 하지 않아도 창업할 길이 열린다"고 조언했다.

존 리 대표는 이 같은 '주식 예찬론'을 지난 17일 연합인포맥스 주최로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시장 진단 및 대응방안' 컨퍼런스에서 외쳤다.

20분 넘게 진행된 그의 발표는 '왜 주식을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통일됐다.

'자식 키워 놓으면 나중에 용돈이라도 챙겨주겠지'란 기대에 부모는 자식에게 아끼지 않는다. 아니, 그보다는 인간 본성을 거스를 수 없기에 자식 사랑은 바닥이 없다.

하지만 존 리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진짜 자식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어차피 수익률도 좋지 않은 기초자산에 투자하지 말고 차라리 그 돈을 쪼개 자신의 은퇴자금과 자식 명의로 된 펀드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

그는 "택시를 타면 대기업 임원이나 금융회사 지점장이었던 분들이 기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식을 잘못 이해하고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금 당장은 산업 성장이 불투명하고 금융시장도 불안해 보일 수 있다.

또 주변에 주식으로 성공한 사람이 없다는 점,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중에서도 10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해 '주식=도박'이란 인식이 있단 점이 국내 주식시장 성장에 훼방꾼이다.

존 리 대표는 "노후 준비는 주식을 통하지 않고는 방법이 없다"며 "주식도 해보지 않았으면서 한국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 걱정하는 게 문제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으로 각종 주식 투자 설명회, 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하지만 질의응답 시간의 마지막 질문은 거의 고정됐다고 푸념했다.

"다 필요 없고, 종목 3개만 찍어 주시오."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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