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시중은행들이 산업은행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은행의 발행금리가 앞으로 시중은행 사무라이본드 발행의 벤치마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와 신한, 하나은행이 산업은행 발행금리를 살펴 이달과 다음 달 중 사무라이본드 발행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산은은 2ㆍ3ㆍ5년으로 만기를 나눠 3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이달 중순께 발행할 예정이다. 일본계 은행인 미즈호와 다이와 노무라,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와 씨티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산은의 뒤를 이어 현재 우리은행은 이달, 신한과 하나은행이 다음달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유로존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차입선 다양화의 필요성을 갈수록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은행의 유럽계 차입 규모는 410억달러로 전체 외화차입의 31%다. 이중 채권 발행분을 제외하면 유럽계 은행에서 순수하게 차입한 비중은 약 20% 정도다. 이 비중은 한때 최고 35%까지 올랐으나 은행들이 차입선을 다변화하면서 내려갔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상반기 차입선 다변화를 위해 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자금을 구했다. 신한은행은 위안화를, 우리은행은 태국 바트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 등을 올해 상반기에 차입했다. 이중 우리은행은 상반기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검토했으나 여건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미뤘다.

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만 지난 2월에 3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으나 1년6개월물이 1.96%, 2년물이 2.04%로 발행금리가 높았다.

산은이 이번에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하면서 수출입은행보다 금리 수준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함에 따라 은행들의 관심은 높아진 상태다.

수은은 지난달 17일 아시아 금융기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천억엔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발행금리는 2년물이 1.11%, 3년물이 1.25%, 5년물이 1.38%로 지난해 10월 이후 한국계 금융기관의 발행물 금리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산은의 발행금리가 후속 발행에 나서는 시중은행들에게 벤치마크 금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산은이 수은보다도 낮은 금리로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한다면 후속 발행을 검토하는 시중은행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이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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