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중국 상업은행들로부터 나온 자금이 신용이 부실한 그림자은행의 대출에 사용되면서 금행권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림자은행은 사모투자회사, 개인간(P2P) 대출회사, 신탁회사 등 은행의 역할을 하면서도 당국의 예금 보장 대상에서 제외된 모든 금융 기관을 포함하는 용어다.

매체는 은행들이 신탁수익권(TBR), 위탁자산관리계획(DAMP) 등 다양한 이름으로 대출을 투자로 위장하고 있지만 이 투자들은 사실상 그림자은행을 통한 은행의 대출이라고 설명했다.

TBR과 DAMP는 명목상 운용주체가 각각 신탁회사와 증권사로 다를뿐 은행의 자금을 중개한다는 점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UBS는 투자로 위장한 은행의 대출금이 지난해 기준 12조위안(2천130조원)에 달하며 이는 공식 대출금 규모의 16%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이 대출을 투자로 위장하는 이유는 투자 항목에 요구되는 대손충당금 비율이 대출에 비해 훨씬 낮고, 대출이 가능한 산업분야를 지정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투자 명목으로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또 투자로 위장해 공식적인 부실대출 규모를 줄일 수 있는 점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자산관리상품(WMP)의 판매도 상업은행이 그림자은행에 투자하는 수단이다.

자산관리상품의 판매 규모는 작년 말 기준 23조5천억위안(4천170조)으로 2년만에 두배로 증가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자산관리상품이 일반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돌려주기 때문에 수요가 크지만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은행들이 자산을 그림자은행 대출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산관리상품의 만기가 평균 113일인데 반해 투자는 장기로 하기 때문에 은행들은 새로운 자산관리상품을 팔아 유동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고객들이 자산관리상품에서 자금을 인출하기 시작하면 유지할 수 없는 방식이다.

당국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산관리상품이 그림자은행 등 비표준적(non-standard) 신용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비율을 35%로 제한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그림자은행 대출 상품을 다른 은행에 팔았다가 다시 사는 방법으로 이를 제도권 자산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대형 은행보다는 중형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그림자은행 영업에 나서고 있으며 이들 은행 예금의 40%가 자산관리상품이라고 매체는 경고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당국이 최근 그림자은행에 대한 경제의 의존를 끊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높은 수익률에 대한 투자 욕구때문에 그림자은행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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