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9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장중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2,900선을 무너뜨렸다. 이에 따라 상하이지수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 시각으로 오후 2시 32분 현재 상하이증시는 전장대비 67.77포인트(2.33%) 내린 2,845.47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3월 17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지수 2,900선을 밑돈 것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날 중국 증시가 급락한 이유로 ▲4월 수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확대 ▲원자재 가격 급락과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축소 움직임 등을 꼽았다.

◇ 상하이증시, 경기 우려 확대에 2,900선 내줘 = 전문가들은 이날 상하이증시가 급락한 것은 중국의 4월 수출입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며 경기 우려가 다시 불거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해관총서는 중국의 4월 수출이 위안화 기준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1%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4.3%↑)를 밑돌 뿐만 아니라 3월(18.7%↑)보다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수입도 5.7% 감소하면서 예상치(0.3%↑)보다 부진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올랐던 소재와 산업재 같은 업종들이 수출 부진으로 경기 우려가 확대되자 일제히 급락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급락도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철강 현물가격이 전주대비 5% 이상 하락했다.

여기에다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의 기업 부채가 역대 최대인 3조7천억위안(6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시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회사채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디폴트 속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기업들은 투자심리 악화로 1천430억위안에 달하는 채권 발행계획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채권 발행은 작년동기대비 43% 급감했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이 잇달아 부도를 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지난주 인민은행이 2천200억위안의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유동성 공급이 축소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증시에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 상하이증시, 저점 2,650선까지 낙폭 확대할 수도…향후 변수는 = 전문가들은 상하이증시가 당분간 뚜렷한 호재가 없는 가운데 직전 저점인 2,650~2,750구간까지 낙폭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유안타증권 이용철 연구원은 "오늘 2% 넘게 급락하면서 투매성 물량이 나오고 있다"며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약화하면서 추가 매도 물량이 더 나올 가능성을 감안하면 2,650선까지도 낙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28일과 4월 20일에 증시가 급락했을 때는 당일이나 그 다음날 빠르게 반등했지만, 지금은 매도세가 많아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고 진단했다.

하나금융투자의 김 연구원은 "당분간 상하이 증시의 바닥은 2,750선까지 바라봐야 할 것"이라며 "재차 바닥권을 탐색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와 14일 산업생산 지표를 눈여겨봐야 한다며 이 지표도 부진하다면 상하이 증시의 상승 탄력은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다만, 오는 6월 중국 A주가 모건스탠리 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선전과 홍콩증시를 연결하는 선강퉁 시행과 관련한 당국의 언급이 나오면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4월 고용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고, 중국의 4월 외환보유액도 2개월 연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상하이 지수의 상승 모멘텀은 아직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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