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중국의 부채문제가 국제금융시장에 핫이슈로 떠올랐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집중해부하는 등 서방 언론에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좀비기업들을 포함해 중국 회사들은 빚을 내 수명을 연장했고 중앙정부는 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나선 탓에 빚이 많아졌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중국의 부채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150%에서 260% 규모로 폭증했다. 한 나라의 부채가 GDP의 200%를 넘으면 위험수위로 본다. 정부빚이 많은 나라중 하나인 일본도 GDP의 250%를 넘는다.

중국의 고질적인 그림자 금융에 대한 우려는 시장 참가자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 공식 금융기관이 아닌 곳에 숨어있는 빚이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는 것 자체가 시장 불안요인이어서다. 중국을 이탈하는 달러자금과 이로 인해 계속 줄어드는 외환보유액은 중국경제 내부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닌지 우려하게 한다. 5,000선을 넘겼다가 최근 3,000선 아래로 추락한 상하이 주식시장은 중국 경제의 어두운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 등 신용평가기관들은 중국의 빚 문제에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며 신용등급을 낮추겠다고 위협한다. 서방의 유명 투자자들은 중국이 부채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 중국 부채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의 부채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국 말고 빚더미에 오른 나라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미국도 그렇고, 남유럽 국가들도 부채가 많다. 그러나 중국의 부채 문제를 걱정하는 것은 정부의 대응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서다. 이른바 '정부의 실패, 정부의 실수'를 걱정하는 것이다.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들썩거릴 때 중국 정부의 대응 방식을 보면 과연 최대 골칫거리인 부채 문제를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주가급락 종목에 매매거래를 정지시키고, 달러가 빠져나갈 조짐을 보이면 강제로 달러유출을 단속하는 방식으로 상황을 도리어 악화시키곤 했다.

중국 정부도 부채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능력으로는 이것을 해결할 방법을 딱히 찾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그러는 사이 빚은 더 늘어나고 불안감만 더 커지는 형국이다. 이런 식으로 거대한 빚 문제를 관리할 수 있을까. 서방 언론과 국제금융시장이 갖는 의문점의 포인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또 하나의 변수는 강한 나라로 부활을 노리는 미국이다. 대선 국면에서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결정된 도널드 트럼프의 돌풍은 강한 미국을 희망하는 국론이 반영된 결과다. 힐러리 클린턴과 트럼프의 대결에서 누가 당선되든 이러한 민심의 흐름은 어떤 식으로든 정책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강한 나라의 부활을 꿈꾸는 미국의 존재는 중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보호무역주의의 부활과 달러화 약세 정책 등 중국 경제에 부담되는 정책이 줄줄이 잇따를 수 있다.

내적으로는 부풀어 오르는 부채문제와 성장률 둔화에 시달리고, 외적으로는 불리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 환경 변화에 맞닥뜨린 중국 경제가 이 험난한 파도를 과연 헤쳐나갈지 걱정이 앞선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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