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최근 증시 거래대금 규모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언제까지 이렇게 힘든 기간을 버텨야 되냐"는 앓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권사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브로커리지 수익 규모가 거래대금 위축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거래대금 '뚝' = 7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일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은 3조5천871억원 수준이다.

그리스 재정위기가 드리우던 지난해 9월 일일 거래대금이 6~7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최근 그리스 정치 불안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과매도 국면'을 넘어 '아예 거래를 않겠다'는 심리가 확산됐다.

저가 매수를 노리며 시장 진입 기회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증시의 계속된 하락에 적정 시점을 찾지 못하고 거래 자체를 꺼리는 것이다.

고객들이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증권사에 한시적으로 맡겨 놓은 고객예탁금도 지난 1월을 기점으로 곤두박질 쳐 1일 현재 17조원에도 채 못미치는 수준이다.

고객예탁금 회전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진 점도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위축에 따른 과매도 현상이 강화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합인포맥스 증시자금동향 추이(화면번호3030)>

▲브로커리지 수익 '먹구름' =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것은 비단 이번뿐이 아니다.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이미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의 거래대금 추가 감소세가 증권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회계연도 증권사 실적에서 수수료 수익은 지난 1분기(11년 4~6월) 2조1천억원에서 4분기(12년 1~3월)에는 1조8천억원 규모로 3천억원가량 줄었다.

대우증권의 경우 2011회계연도 기준(K-IFRS 연결) 지난 3분기(11년 10~12월) 리테일을 포함한 전체 브로커리지 수익 규모는 일일 평균 거래대금 감소 탓에 전분기보다 10% 수준 줄었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 3분기 주식 브로커리지 영업 수익이 전분기보다 8%가량 감소했다.

대우증권 전체 수익에서 브로커리지 비중이 30% 수준을 차지하고 삼성증권은 40%에 육박하는 만큼 이들 부분에서의 수익 감소는 전체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우리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체 순영업익의 44% 수준(2011회계연도 기준)에 달한다. 우리증권 역시 지난 3분기에 직전 분기보다 11.2% 수준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었다.

대형 증권사 임원은 "최근 자산운용사든 증권사든, 대형사든 중소형사든 구분할 것 없이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연말까지는 좋지 않은 시장 흐름이 이어질 것을 각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증시 참여 부진과 거래대금 감소는 증권사 순익에 부담을 주는 직접적 요인"이라며 "시장 기대와 달리 증권사들의 정상적인 이익 개선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수익 모델 찾아라 = 증권사들은 계속되는 거래대금 감소 추세에 당국의 수수료 인하 압박까지 더해져 '협공'을 당하는 상황이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수수료 압박과 거래대금 감소 사이에 끼어 증권사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사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수익 기반인 브로커리지 외에도 수익을 고정적으로 낼 수 있는 사업 모델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익 변동성이 커진 주식시장에서 브로커리지 중심의 증권사보다는 적절한 사업 포트폴리오 배분을 해낸 증권사의 성장성을 높게 봤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도 최근 "더이상 증권사가 주식 브로커리지만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는 없다"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장 상황에 들쭉날쭉 움직이는 증권사 수익 구조를 체질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 역시 성장이 예상되는 은퇴시장 선점을 통해 해당 분야에서의 독보적 위상을 갖추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신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증권사의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악화되는 양상"이라며 "개별 증권사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수익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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