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삼성에버랜드가 CJㆍ신세계ㆍ한솔그룹 등 범삼성가 기업들이 보유중인 자사주 11%를 매입한다.

7일 에버랜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버랜드는 이날까지 주주들을 상대로 자사주 매입 신청을 받을 예정인데, 현재까지 삼성그룹 계열사와 범삼성가 기업 등 6곳이 지분 매입 요청을 해 왔다.

지분 매입을 요청한 곳은 삼성카드(3.64%)와 삼성꿈장학재단(4.12%) 등 삼성그룹 계열과 CJ(2.35%), 신세계(0.06%), 한솔제지(0.53%), 한솔케미칼(0.27%) 등이다.

매입 요청 주식수는 27만여주로 지분율로는 10.97%에 이르고, 매입가격이 주당 182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총 4천99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4.25%의 지분을 보유중인 한국장학재단은 에버랜드가 제시한 매입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이번에 지분 매입 요청을 하지 않았다.

에버랜드가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사기로 한 것은 8.64%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카드가 '금융산업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지분율을 5% 이하로 낮춰야했기 때문이다.

상법 개정으로 비상장사도 자사주를 매입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에버랜드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법을 통해 삼성카드의 법위반을 해소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상법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주주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다른 주주들에게도 주식 매각 기회를 준 것이다.

이번에 에버랜드가 범삼성가 지분 11%를 매입하게 되면서 에버랜드의 지배구조는 더욱 간결해지게 됐다.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25.1%,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3.72%,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8.37%씩 에버랜드 지분을 보유중이다.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SDI가 4%씩, 삼성물산이 1.48%의 지분을 갖고 있다.

결국 에버랜드의 자사주 매입으로 이건희 회장 일가와 삼성그룹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76%를 넘어서게 된다.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형성하면서 KCC가 17%의 지분을 매입한 것까지 감안하면 93%가 넘는 지분이 삼성그룹의 영향력 아래 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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