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이재용 사장의 '가정교사'로 불릴 만큼 최측근인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삼성그룹의 신임 미래전략실장으로 임명됐다. 따라서 이재용 사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951년생인 최 부회장은 지난 1977년 삼성물산 입사해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기획팀에 잠시 근무했던 것을 제외하면 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등 실무 사업부서에서 경험을 쌓았다.

실제로 지난 1985년 삼성반도체 독일사무소장으로 부임한 후 줄곧 반도체 부문에서 근무하며 반도체판매사업부장(상무) 등을 맡았고, 1998년 디스플레이 사업부로 옮기고 나서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정보통신총괄, 무선사업부장, 디자인경영센터장 등을 두루 거쳤다.

이후 지난 2009년 말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고 나서는 업황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TV와 휴대전화 사업 등을 세계 1위로 만들며 역대 최고 실적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유럽 방문 후 '제2의 신경영'에 준하는 혁신적 변화를 주문하며 그 적임자로 최 부회장을 낙점한 것이다.

최 부회장은 이재용 사장의 최측근으로 꼽혀 더 주목을 끈다.

그는 디지털 미디어 총괄사장 시절부터 이재용 사장과 해외 행사장 등에 함께 찾기 시작했다. 지난 2008년 4월 삼성 특검 결과가 발표된 후 이 사장이 해외순환 근무를 할 때에도 자주 출장에 동행했다.

반면, 이번에 미래전략실장에서 물러난 김순택 부회장은 이병철 선대 회장부터 근거리에서 오너 일가를 지켜온 만큼 이건희 회장의 핵심 보좌진으로 분류된다.

1949년생인 김 부회장은 지난 1972년 제일합섬에 입사해 1978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로 이동하고 나서 비서실 운영팀 이사, 비서팀장(상무), 경영지도팀장(상무), 경영관리팀장(전무),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실장보좌역(부사장) 등을 거쳤다.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강한 신뢰를 얻은 김 부회장은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1999년부터 10년간 삼성SDI의 대표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앞으로 최 부회장이 그룹의 컨트롤타워를 맡게 되면서 신수종 사업 추진 등에서 이재용 사장과 다시 호흡을 맞출 전망이다.

실제로 이재용 사장은 최근 자동차 부품 사업 등의 신수종 사업에 대한 전략과 마케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사장과 가까운 최 부회장이 그룹 전략은 물론 경영권 승계 작업 등을 전담하는 미래전략실의 책임자가 됐다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진행된 세대교체 흐름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김 부회장이 건강 등으로 이유로 다소 부담을 느끼면서 적절한 후임자를 선정한 것일 뿐 경영권 승계 등과는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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